[생글기자 코너] 일과 삶의 균형 중시하는 워라밸 문화

입력 2018-04-16 09:00
“직장은 나의 전부가 아니다.”

잦은 야근과 긴 근무시간으로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며 살아왔던 기존의 대한민국 직장문화가 변하고 있다. 닐슨코리아의 왓츠넥스트그룹 설문조사에서 ‘연봉이 적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킬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한 응답자의 비율은 75.5%나 되었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신조어로, 적당히 벌어 잘 살기를 희망하는 젊은 직장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이르는 말이다. 연봉, 승진 등에 집중했던 기성세대와는 달리 개인 시간의 확보와 삶의 만족도를 중시하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워라밸 세대는 직장보다 개인을 우선시하며 정시 퇴근과 여가생활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워라밸 열풍이 불면서 워라밸 실천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지원 또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연장근무를 줄이고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이다. 또한 공무원에게 부여되는 법정 공휴일을 민간기업에서도 유급휴일로 인정한다. 기업들은 유연근무제 도입, 다양한 휴가 제도 등을 통해 직원들의 근로여건을 개선하고 있다.

한편 워라밸로 인해 생산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워라밸 지수 1위를 차지한 네덜란드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우리나라의 두 배 가까이였다. 이는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고 업무 집중도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업무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근로자의 행복지수가 한 단계 상승하면 생산성이 12% 높아진다고 한다. 워라밸은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면서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역시 높일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아직 야근을 강요하는 문화가 존재하고 워라밸을 시행한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기업들이 많다. 워라밸이 더욱 확산되고 정착되기 위해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인식이 사회적으로 널리 퍼져야 한다. 열심히 일하고 퇴근 후에는 여유를 즐기는 저녁이 있는 삶이 보편화되어야 한다. 하나의 현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워라밸이 새로운 직장문화의 토대가 되길 바란다.

윤정우 생글기자(명진고 3년) yoonjw388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