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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를 보면 영웅이 자주 등장한다. 처음부터 영웅으로 태어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악당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한 행동이 인류를 구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가족 사랑은 할리우드가 오랫동안 다뤄온 주제인데 여전히 흥행하고 있다. 그만큼 가족 사랑은 지구촌 모든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주제임을 알 수 있다.
요즘 뉴스를 보면 가족 간의 끔찍한 범죄가 자주 일어난다. 왜 그럴까. 대화가 끊어진 가족이 점점 더 늘어나기 때문은 아닐까. 아이가 태어나고 커갈 때 집안에는 웃음이 넘친다. 하지만 어느새 대화는 줄어들고, 잔소리도 늘고 얼굴조차 보기 힘든 시간이 늘어난다. 중학생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을 휴대폰에 저장해 놓은 부모는 그 자체로 큰 자랑거리가 될 정도다. 왜 이런 가정이 많아졌을까.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적 환경, 목적은 없고 목표만 있는 것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방금 나열한 것들은 너무 광범위하고 추상적이다. 온가족이 모여 눈을 보며 대화를 해보자. 어떤 조직이든 소통을 강조하는데 정작 소통이 필요한 곳은 가정이 아닐까. 말 못하는 유아기에는 엄마! 아빠! 소리 한 번 듣기 위해 얼마나 귀를 기울이며 집중했던가. 그때의 반만이라도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하고자 노력한다면 흔히 접하는 끔찍한 뉴스가 지금보다는 적어지지 않을까.
자녀들도 부모의 소중함을 깨닫고 함께 있을 때 사랑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표현하면 좋겠다. 값비싼 물질이 아니라 따뜻한 눈길과 말 한마디로 행복을 가까이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다.
곧 가정의 달, 5월이다. 가족 간의 활발한 소통으로 진정한 가정의 달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이혜성 <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