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안보리서 충돌… '시리아 공습규탄 결의안' 부결

입력 2018-04-15 08:21
수정 2018-07-13 00:01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공습을 규탄하는 내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14일(현지시간) 부결됐다. 이 결의안은 시리아 정권을 뒷받침하는 러시아가 제출한 것이다.

안보리는 이날 시리아 공습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러시아가 마련한 시리아 결의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프랑스가 일제히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와 중국, 볼리비아 등 3개국만 찬성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가 제출한 결의안은 서방진영의 시리아 공습을 규탄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군사행동을 억제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미국 등의 반대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채택이 불가능한 결의안을 추진하면서 시리아 공습을 규탄하는 입장을 재확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과 러시아 측은 치열한 설전을 이어갔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7일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수많은 정보가 있다"면서 "이번 공습은 시리아 정권이 더는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우리는 무려 6차례나 반복적으로 외교적 기회를 줬지만 매번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시리아 공습은 국제법을 무시하고 안보리의 권위를 훼손했다"면서 "국제무대에서의 무법 행동"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즉각 호전적인 행동들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바샤르 자파리 유엔주재 시리아 대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를 싸잡아 비판하면서 "우리의 방공시스템이 미국·영국·프랑스의 공습에 맞서 100개의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