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84㎡ 26억원"…최고 부촌 넘보는 잠원동

입력 2018-04-14 07:30
입주 앞둔 '아리뷰', '아리팍'과 최고가 아파트 경쟁
단지명은 '잠원' 대신 인지도 높은 '신반포' 넣기로



오는 6월 입주하는 서울 잠원동 아크로리버뷰(595가구) 전용 84㎡ 호가(중간층 이상)는 24억~27억원이다. 현재 강남권 최고가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1612가구) 동일 평형 호가(25억~28억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두 단지 모두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어 각 동네에서 가장 비싸다.

오는 7월 입주 예정인 잠원동 신반포자이(607가구) 전용 84㎡(중간층 이상) 매물은 23억5000만~26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반포동에서 가장 비쌌던 래미안퍼스티지 동일 평형 호가(22억3000만~26억원)보다 높다. 두 동네에서 한강 조망권이 없는 단지 중 가장 비싼 단지들이다.

올해 재건축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는 잠원동이 최고 아파트 부촌(富村) 자리를 넘보고 있다. 호가 기준으로는 기존 최고가인 반포동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두 동네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이 일대가 부촌 중의 부촌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최고가 아파트 경쟁

14일 반포동·잠원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잠원동 새아파트 입주가 임박하면서 반포동 주민과 잠원동 주민 사이에서 최고 부촌 논쟁이 심삼?게 벌어지고 있다. 잠원동 주민들은 생활편의시설 한강조망권 등 측면에서 잠원동이 반포동보다 못할 게 없다는 주장인 반면 반포동 주민들은 학군 측면에서 반포동이 여전히 한수 위란 입장이다.

당장은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시세가 입주 이후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시세를 따라잡을지가 관심사로 부상했다. 반포동 소재 중개업소들은 아크로리버파크의 우세를 예상한다. 무엇보다 단지 규모에서 차이가 난다는 평가다. 커뮤니티시설 등 각종 부대시설 규모에서도 차이가 크다고 본다. 반포동 로열공인 전근택 대표는 “반포동은 도보로 명문 초중고에 접근할 수 있고 생활편의 시설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잠원동 소재 중개업소들은 아크로리버뷰도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전 가구가 다 한강 조망권을 갖추고 있다. 건축미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35층짜리 5개동이 한강변에 나란히 서 있다. 실사용 면적도 더 넓다. 아크로리버뷰 78㎡의 실사용면적이 아크로리버파크 84㎡ 실사용면적보다 20㎡(약 6평) 더 크다. 잠원동 소망공인 차은정 대표는 “강변북로에서 보면 미스코리아 5명이 나란히 서있는 것처럼 멋있다”고 말했다.

현재 호가 기준으로는 아크로리버뷰의 한강 조망권 프리미엄이 1억원 높게 형성된 게 특이점이다. 아크로리버파크는 한강 조망권이 있는 동(27억원)과 아닌 동(25억원)의 호가 차이가 2억원 정도다. 실제 거래도 됐다. 반면 아크로리버뷰는 인근 다른 신축 아파트 대비 한강조망권 값을 3억원 이상 높게 부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건설사 임원은 “(아리팍)에선 호가 차이가 크면 하향 평준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한강 조망권 값을 낮게 매기고 있지만 다른 단지 간에는 브랜드를 앞세워 높은 호가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지도에선 반포가 우세

1970년대 강남권이 개발되면서 반포동엔 대규모 주공아파트가 주로 들어섰다. 잠원동엔 상대적으로 작은 단지의 민영 한신아파트 시리즈가 포진했다. 반포동은 주거편의성과 계성초, 세화여중·고, 반포중 등 명문 학군으로 인기를 누려왔다. 잠원동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대부분 단지가 300~400가구 규모로 작고, 학군도 상대적으로 열위여서다.

그러나 잠원스포츠파크 테니스장에 서초고 이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고교 학군 부재’라는 약점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통합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단지 규모도 커졌다.

이런 점이 잠원동 신축 아파트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오는 7월 입주 예정인 잠원동 신반포자이(607가구) 전용 84㎡는 한강변이 아닌데도 23억5000만~26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킴스클럽사거리에 위치한 입지 강점을 내세워 아크로리버뷰를 5000만원 차이로 바짝 쫓고 있다.잠원역 4번 출구에 위치한 래미안 신반포 팰리스(843가구) 전용 84㎡도 20억~21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서진원 금나무공인 부장은 “향후 잠원동 일대 신축아파트가 반포동 일대 ‘터줏대감’인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 시세를 확실히 앞설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2008~2009년도에 입주한 반포자이(3410가구)와 래미안퍼스티지(2444가구)는 반포동 일대에서 가장 큰 단지다. 래미안퍼스티지는 22억3000만~26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고, 반포자이는 19억3000만~23억원을 호가한다.

잠원동의 부상이 눈부시지만 아직 인지도 측면에선 반포동에 밀린다는 평가다. 잠원동 신축 단지가 아파트 이름에 ‘잠원’대신 ‘신반포’를 붙이는 배경이다. 아크로리버뷰 조합도 기존 이름을 ‘아크로리버뷰 신반포’로 바꾸려는 안건을 오는 27일 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법정동인 잠원동은 행정상 편의를 위한 행정동 기준으로는 반포3동과 잠원동으로 나뉜다. 아크로리버뷰와 한신로얄, 잠원동아를 경계로 서쪽은 반포3동(행정동), 동쪽은 잠원동(행정동)이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반포라는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주민들은 잠원동보다는 반포3동으로 불리기를 선호한다”며 “아파트 이름에 반포를 넣으려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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