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성공신화'를 새로 쓴 김소희 (주)난다 대표가 연일 화제다.
10여년 전 20대 초반에 패션몰 스타일난다를 창업해 10여년 만에 보유지분 70%를 세계 최대 프랑스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그룹에 매각, 수천억원대 자산가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분 매각 대금은 약 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로레알그룹은 지난 9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제치고 난다의 지분 70%를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김 대표의 지분은 매각 작업이 끝나면 종전 100%에서 30%로 낮아진다.
스타일난다는 한국 인터넷 쇼핑몰 1세대로 불리는 브랜드다.
창업자인 김 대표는 2005년 동대문 시장에서 의류 판매를 시작, 인터넷 쇼핑의 발전과 한류 열풍에 힘입어 창업 9년 만에 매출액 1000억원을 넘겼다. 난다의 2016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287억원과 278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매출액은 약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난다는 국내에서 홍대, 명동, 가로수길 등 플래그십 스토어 3곳과 백화점, 면세점, H&B스토어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호주, 일본, 중국, 태국 등 총 9개국에서 16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로레알그룹은 난다의 탄탄한 성장스토리를 높게 평가해 직접 인수에 나선 것일까. 패션 부문이 아니라 색조화장품 브랜드로 대변되는 3CE(쓰리컨셉아이즈)에 주목했다는 분석이 상당수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화장품 담당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는 "이번 인수는 로레알 그룹이 색조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내 인지도가 높은 스타일난다의 3CE 브랜드에 주목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난다의 총 매출액 가운데 3CE의 작년 상반기 매출 비중은 69%를 기록해 사실상 패션 부문(27%)을 훌쩍 뛰어넘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 글로벌 화장품 빅 플레이어(Big Player)들의 성장 전략은 '이커머스·색조·밀레니얼' 등 크게 세 가지"라며 "특히 중국 화장품 시장의 성장과도 궤를 같이 한다고 보고 있는데 이러한 전략에 부합하는 브랜드로 난다가 선택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3CE의 색조화장품은 실제로 중국 유통 시장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스타일난다는 2013년 3월부터 중국 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웨이보에 방을 개설하고 립, 볼터치, 아이섀도우 등 색조화장품 등을 소개하고 할인 행사를 벌여오고 있다. 현재까지 팔로워 수는 33만명을 넘어섰다.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에서도 3CE 색조화장품은 인기 품목 중 하나다. 색조화장품이 품목별로 올라올 때마다 2000~3400개씩 팔리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포털인 바이두에 '3CE' 검색 시 등장하는 연관 검색어들은 '3ce 립제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색은?' '3ce 브랜드 국적은?' '3ce는 한국에서 어느 정도 수준 브랜드?' '3ce 홈페이지' '립스틱' 등이다.
3CE 색조화장품의 '짝퉁(위조상품)'까지 잇따라 등장, 바이두에선 '가품과 진품 구별 방법'이란 설명을 담은 사진을 힘들이지 않고 찾아 볼 수 있다. 그 만큼 3CE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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