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에 수천억 자산가 반열… '동대문 성공신화' 새로 쓰다

입력 2018-04-11 00:09
수정 2018-04-11 05:35
로레알에 지분 70% 매각하는 김소희 스타일난다 대표

22세에 동대문 의류 온라인 판매
탁월한 색감·열정으로 개성 부각
의류·뷰티 온라인 시장서 돌풍
13년 만에 年매출 1400억 성장

색조화장품 '3CE' 탐낸 로레알
K뷰티 성장성에 4000억 베팅


[ 정영효/민지혜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11일 오후 7시26분

22세에 패션몰 스타일난다를 창업해 국내 최대 여성 의류·뷰티 온라인 쇼핑몰로 키운 김소희 난다 대표(35·사진)가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썼다.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인 프랑스 로레알그룹에 4000억원 안팎에 스타일난다를 운영하는 난다 지분 70%를 매각하기로 해서다.

로레알은 지난 9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제치고 난다 지분 70%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난다 지분 100%를 보유한 김 대표는 이번 거래로 30대 중반의 나이에 수천억원의 자산가 대열에 올랐다.

▶본지 4월10일자 A1, 22면 참조

국내 패션업계에서 스타일난다는 온라인몰의 대표 성공 사례로 통한다. 월 매출 1000만원의 동대문시장표 온라인 쇼핑몰이 화장품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와 인테리어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스피크 언더 보이스’ 등 자매 브랜드를 거느리며 연 14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해 거액의 몸값을 받고 로레알의 품에 안기게 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동대문시장에서 산 옷을 인터넷에서 팔기 시작한 지 13년 만의 일이다.


김 대표의 성공 비결은 ‘색’(色)과 ‘열정’으로 압축된다. 동대문시장에서 사온 원피스를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올렸다가 주문이 폭주하자 김 대표는 “내 눈에 예쁜 게 남들 눈에도 예쁘다”는 걸 깨달았다. 잘 팔릴 만한 옷, 예쁜 색 등을 찾아내는 동물적 감각을 지닌 그는 2005년 지금의 스타일난다 사이트를 열었다.

하루에 3시간씩 자면서 일했다. 새벽엔 동대문시장에 가서 옷을 떼왔고 곧장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주문이 들어오면 포장부터 배송까지 모든 일을 도맡아 했다. 눈 코 뜰 새 없이 일했던 것은 열정 때문이었다.

김 대표의 열정은 ‘상품이 아니라 스타일을 판다’는 브랜드 철학으로 이어졌다.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평범한 의류보다는 튀는 옷을 택했다. 이를 어떻게 코디하면 좋을지 ‘스타일’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쇼핑몰을 운영했다. 해외를 돌아보며 키운 안목, 색을 보는 탁월한 감각, 잠자는 시간을 줄이며 일한 열정 등이 성장의 발판이 됐다.

획일화된 인터넷 쇼핑몰 사이에서 스타일난다는 ‘개성 있는 옷’ ‘나만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옷’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김 대표 스스로도 핫핑크, 털이 풍성한 재킷, 가죽바지, 잔뜩 찢어진 청바지 등 튀는 옷을 즐겨 입었다. 스타일난다의 콘셉트인 ‘섹시발랄’ ‘센 언니’는 김 대표 자신의 수식어이기도 하다.

로레알그룹이 스타일난다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3CE로 대변되는 스타일난다의 색조 화장품 브랜드를 탐내서다. 3CE도 김 대표의 색채 감각 덕에 탄생했다. 김 대표가 직접 메이크업한 의상 모델 사진을 광고로 걸었더니 “립스틱 뭐예요? 아이섀도는 어느 브랜드예요?” 문의가 빗발쳤다. ‘이 참에 화장품 브랜드도 직접 해보자’며 시작한 게 3CE의 탄생이었다. 그는 미술이나 패션 디자인을 공부한 적이 없지만 트렌드를 주도하는 색을 탁월하게 뽑아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김 대표는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될 글로벌 파트너를 물색하고 나섰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은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자본과 파트너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외국계 증권사를 매각주관사로 정한 것도 글로벌 업체와의 제휴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전문가에게 경영을 맡긴 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더 열정적으로 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여전히 지분 약 30%를 보유한 난다 주요 주주로 남는다.

정영효/민지혜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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