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영의 재무설계 가이드] 펀드 수익률·자산 내역 적극 챙기는 사람들이 투자 성적도 월등

입력 2018-04-10 16:30
(54) 펀드 현명한 선택과 관리

3개월마다 제공되는 운용보고서 꼭 챙겨봐야
성과측정 기준 '비교지수' 부진 땐 펀드 유형 바꿔라
위험지표 낮은 펀드 골라야 리스크 관리 유리


[ 장경영 기자 ]
펀드는 대중적 투자 수단이 된 지 오래다. 성인 10명 중 7명이 “펀드 투자를 하고 있거나 해봤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다. 은행 예·적금은 이자가 성에 차지 않고, 주식 직접 투자는 꺼려지는 탓에 펀드를 대안으로 삼는 사람이 많다.

주식과 채권 중심이던 펀드의 투자 대상도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투자자를 대신해 주가연계증권(ELS)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펀드도 등장했다. ELS 펀드는 수개월 만에 조기 상환되면 다시 투자 대상을 골라야 하는 ELS 투자의 번거로움을 덜어준다는 장점이 돋보인다. ETF에 투자하는 펀드는 투자 전략에 맞는 ETF를 선별해 투자하고 주기적으로 투자 대상 ETF를 바꿔주는데 수수료는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다양한 펀드가 잇따라 선보이면서 투자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펀드 종류가 너무 많아 선택이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펀드 선택을 은행, 증권사 등의 판매인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판매회사를 찾아가 판매인이 추천하는 펀드를 선택한다는 사람이 61.7%에 달한다.

펀드를 선택한 다음이 더 문제다. 펀드는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투자 상품이다. 그런데 은행 예·적금처럼 가입한 뒤엔 ‘나 몰라라’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펀드 관리는 자신이 투자한 펀드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데서 시작된다. 확인한 정보를 바탕으로 목표 수익률과의 차이를 파악해 계속 보유할지, 투자금액을 늘릴지, 환매할지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펀드 관리다.

펀드 투자자 조사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펀드에 가입하고 6개월 동안 수익률조차 확인하지 않는 사람이 29.8%에 달했다. 투자한 돈에 대한 관리 의사가 없는 ‘비관리형’이다.

펀드 가입 후 6개월 동안 수익률만 확인하는 ‘투자성과 중심 관리형’이 22.5%로 나타났다. 투자성과(수익률)뿐 아니라 펀드가 어디에 투자했는지(자산구성 내역), 담당 펀드매니저는 변동이 없는지까지 확인하는 ‘전반적 관리형’은 47.7%였다.

세 유형 중 투자성과가 가장 좋은 것은 ‘전반적 관리형’이다. 펀드의 투자 원금과 조사 당시 평가 총액을 비교했을 때 “원금 대비 늘었다”는 응답이 43.6%로, 투자성과 중심 관리형(32.3%)과 비관리형(29.7%)보다 월등했다. 흥미로운 것은 “원금 대비 줄었다”는 응답 비율이 투자성과 중심 관리형이 38.6%로, 비관리형 25.7%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가끔 수익률만 들여다보는 소극적 관리로는 투자성과를 높이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적극적 펀드 관리를 위해 어떤 정보를 살펴야 할까. 우선 3개월마다 제공되는 자산운용보고서를 챙겨봐야 한다. 이 보고서엔 투자성과, 자산구성 내역, 펀드매니저 변동 등이 정리돼 있다. 펀드 성과를 측정하는 잣대인 비교지수(벤치마크)도 들어 있다.

최근 3개월간 어떤 펀드 수익률이 -2%였는데, 비교지수는 -5%였다면 시장 평균에 비해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어떤 학생의 시험 성적이 직전 시험에 비해 5점 떨어졌는데, 반평균 점수는 10점 떨어졌다면 시험 문제가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시험을 잘 봤다고 하는 것과 같다. 비교지수는 각 펀드의 투자 전략을 반영해 정해지므로 펀드 유형별로 다르다. 비교지수가 계속 부진하다면 펀드 유형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

위험 지표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표준편차가 대표적이다. 투자 기간 동안 수익률이 평균 수익률에 비해 변동한 범위를 측정한 것이다. 표준편차가 클수록 변동성이 커 투자 위험이 크다.

예를 들어 A펀드는 6개월 수익률 10%, 표준편차 30%이고, B펀드는 수익률 -5%, 표준편차 10%라고 하자. A펀드가 수익률은 우수하지만 위험 수준이 세 배나 크다는 의미이므로 위험을 피하고 싶다면 A펀드를 택해선 안 된다.

표준편차 등 위험 지표와 이런 위험을 고려한 투자성과(위험조정성과) 지표는 자산운용보고서에는 들어 있지 않다. 포털사이트의 금융 섹션에서 펀드를 검색하면 각 펀드의 위험 지표와 위험조정성과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샤프지수, 트레이너지수, 젠센의 알파, 정보비율 등이 대표적인 위험조정성과 지표다.

주식에 투자할 때 어느 주식을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이 낮다고 무조건 사는 건 아니지만, 혹시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 PER을 기준으로 싸게 샀으니 반등을 기다려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어느 펀드가 위험 지표가 낮다면 그 펀드가 위험 관리에 그만큼 신경을 써왔다는 증거다. 앞으로 시장 상황이 불안하다고 느끼는 투자자라면 위험 지표를 통한 펀드 관리가 바람직하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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