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서 광고 볼 수 없지만 중계권·입장료 등 高수익 창출
인근 땅 야금야금 사들이기도
김경수 < 골프칼럼니스트 >
9일(한국시간) 끝난 미국 남자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는 여느 대회와는 다른 독특한 운영과 마케팅으로 최고 권위의 골프대회가 됐다. 대회장인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는 광고행위를 일절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스폰서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AT&T, IBM, 롤렉스, 메르세데스벤츠는 마스터스의 4대 협력파트너다. 다만 눈여겨보지 않으면 이들 기업이 마스터스 후원사인지를 알 수 없다.
마스터스는 이 밖에 미국 CBS 및 ESPN과의 중계권료(약 2500만달러), ‘마스터스 위크’에 골프숍에서 거둬들이는 수입(약 5000만달러), 입장권 판매(약 4000만달러) 등으로 상상을 넘는 수익을 창출한다. 입장권 가격은 올해 연습라운드가 하루 75달러, 본대회는 하루 115달러였다. 입장객은 1주일 동안 하루 4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6번홀 티잉그라운드 뒤편에는 ‘베크만 플레이스’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돈 많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특별 구역이다. 실외에는 간이 퍼트장이 있는데, 오거스타 내셔널GC와 똑같은 조건으로 세팅된다. 하얀 원피스 차림의 캐디가 기다리고 있어 자신이 이벤트의 주인공인 듯한 착각에 빠진다. 실내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고급 음식점 네 곳이 있고, 기존 골프숍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더 비싸고 고급인 기념품을 판매하는 숍도 있다. 특별한 대접을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찾는 이곳 입장료는 수천달러에 이른다.
마스터스는 이처럼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한다. 올해 수익은 1억2500만달러(약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출은 코스운영관리비(약 5000만달러) 상금(1100만달러) 등 6100만달러가량이다. 세금을 제하더라도 대략 4000만달러(약 430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낸다.
마스터스는 이처럼 매년 남기는 돈으로 골프장 주변 땅을 야금야금 매입했다. 그래서 갤러리를 위한 대규모 주차장을 확충했다. 골프코스 인근에 1만 대를 수용할 수 있는 자체 주차장을 설치한 것도 마스터스가 효시다. 마스터스는 그것도 양에 차지 않는지 앞으로도 더 많은 땅을 추가로 매입해 호텔, 빌라와 음식점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숙박시설은 마스터스를 찾는 VVIP와 출전 선수들에게 제공된다.
지금은 자체적으로 숙박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마스터스 기간 오거스타 인근에서 숙박처를 찾으려면 평소보다 비용을 곱절 이상 내야 한다. 올해 출전한 김시우(CJ대한통운)는 가족과 스태프들이 함께 묵을 집을 1주일간 통째로 빌리는 데 1만달러(약 1067만원)를 냈다. 이는 적은 편에 속한다. 5만달러(약 5300만원)를 지급한 톱랭커도 적지 않다.
마스터스는 매년 대회 하나를 열기 위해 1년의 나머지 51주를 준비하고 투자한다. 그 결과 대회 성공은 물론 엄청난 수익도 거둔다. 골프 관련 비즈니스로 수년째 마스터스를 참관한 A씨는 “겉과는 달리 마스터스는 ‘세상에서 가장 상업적이면서도 비상업적인 척하는 이벤트’”라고 꼬집었다.
ksmkksm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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