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전체 계약직 직원의 72%를 여성으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는 여성 계약직원의 비중이 80%가 넘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여성 직원 비중(정규직+계약직)은 절반에 가까운 46.3%로 조사됐다. 전체 1만1889명의 직원 중 5508명이 여성이었다.
특히 현대카드(57.1%)와 롯데카드(58.3%)는 여성 직원의 수가 남성 직원보다 많았다.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남녀 차이가 컸다. 정규직 채용에서는 양성 평등이 많이 이뤄졌지만 저임금 계약직에서는 아직도 70% 이상이 여성으로 채워져 있었다. 정규직에서 42%에 불과했던 여성 직원 비중은 계약직 중에서는 71.7%까지 늘어났다.
여성 근로자의 자리가 양적인 면에서는 크게 늘어났지만 질적인 면은 아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의 취업자는 30년 전 대비 67.7% 늘어나 같은 기간 남성 취업자 증가율(52.2%)를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전체 4등위선(최저임금의 1.5배 미만) 이하 구간에 위치한 근로자 중 55.2%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 일자리는 저임금 일자리에 집중됐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는 전체 계약직 직원의 80% 이상이 여성이었다. 이 두 곳을 제외한 6개사의 계약직 여성 비중은 52.6%로 크게 낮아진다.
현대카드는 전체 직원 중 계약직 비중도 29%로 가장 높았다. 전체 2444명의 직원 중 709명이 계약직이었다.
이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파견직 직원들을 전원 계약직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2014년 파견직원을 계약직으로 전환하며 계약직 비중이 높아진 것"이라며 "기존보다 더 안정된 직접고용 형태로 바뀐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 역시 "백화점에서 카드 발급 업무를 하는 카드센터 직원의 상당수가 파견직이었다"며 "이들을 고용 안정성이 높은 본사 계약직으로 전환하며 계약직 비중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2016년 계약직으로 고용돼 있던 콜센터 직원 500여명을 아웃소싱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계약이 만료된 콜센터 직원들을 현대카드 아웃소싱 업체의 정규직으로 채용, 고용 안정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는 정규직 중에서의 여성 비중도 경쟁사들에 비해 높았다.
롯데카드는 전체 정규직 직원(1323명)의 절반에 가까운 658명(49.7%)이 여성이었고 현대카드도 정규직의 47.1%를 여성으로 채웠다. 정규직과 계약직 모두 여성 비중이 높게 나타나면서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는 전체 여성 직원 비중도 50%를 넘어섰다.
반면 이 두 회사를 제외한 5개사의 여성직원 비중은 40%를 밑돌았다.
우리카드(33.6%)와 삼성카드(33.5%)는 여성 직원 비중이 셋 중 한 명에 불과했다. 삼성카드는 정규직에서의 여직원 비중이 가장 낮았던 반면 계약직에서는 60%를 웃돌아 정규직과 계약직 간 성비 온도 차이가 가장 컸다.
한편 카드업계의 계약직 직원 비중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었다. 2016년 15.9%였던 계약직 비중은 지난해 14.4%로 1.5%포인트나 감소했다. 정규직 직원이 9903명에서 1만172명으로 소폭 늘어나는 동안 계약직 직원은 1871명에서 1717명으로 줄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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