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사상 최대 영업이익 경신에 성공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갤럭시S9'이 실적 호조를 이끌어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돈 15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거뒀다고 이날 장 시작 전 공시했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69%, 57.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직전 분기 대비로도 2.97% 증가해 신기록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19.58%)보다 6.42%포인트나 뛴 26.00%로 집계됐다.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9.06% 감소했다.
이는 영업이익이 14조원대에 그칠 것이라던 금융투자업계 추정치를 훌쩍 웃도는 성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61조5759억원, 14조5586억원이었다. 잠정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7.15% 상회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부문과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M(인터넷·모바일) 부문이 이끈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평가했다. 당초 애플의 '아이폰X(텐)' 판매 부진으로 디스플레이 부문이 실적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했으나 이를 만회하는 호실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반도체 부문은 전통적으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D램 평균판매가격이 상승하며 업황 고점 우려를 경감시키는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분기 잠정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은 당사의 예상치이자 컨센서스(블룸버그 기준 14조5000억원)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기존 예상치 대비 반도체 부문에서 크게 웃돈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업부별 영업이익은 반도체가 11조50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2분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물량 증가, D램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IM 부문의 경우 갤럭시S9의 출시국 확대에 힘입어 초기 셀인(유통망 공급) 출하량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9 출하량이 시장의 예상치보다 많아 IM 부문에서 추정치를 웃돈 4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며 "마케팅비 절감도 이번 영업이익 성장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연구원은 "부문별 영업이익이 IM 3조5000억원, DP(디스플레이) 2000억원, CE(소비자가전)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퀄컴 관련 충당금 환입도 소폭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양호한 실적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전 사업부 실적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김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견조한 수준의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반도체 부문의 추가 개선, 디스플레이 부문의 소폭 회복, IM 부문의 비용감축 기조와 일회성 이익 추가 반영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 2018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의 상향 반전의 계기"라고 강조했다.
다만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G2)간 무역전쟁 우려가 가중되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된 여파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10시4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만2000원(0.90%) 내린 24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꾸준히 깜짝실적을 낸 삼성전자가 최근 실적 발표 전날에는 상승하고 실적 발표 당일에는 약세를 보이는 이른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무역분쟁 우려와 함께 전날 상승분의 되돌림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정민/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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