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혁 기자 ]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다음달 3일부터 열흘간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이번 영화제에 역대 최대인 46개국, 246편(장편 202편, 단편 44편)이 참가한다고 4일 발표했다.
개막작은 정의신 감독이 연출한 ‘야키니쿠 드래곤’(사진)이다. 일본 오사카에서 작은 야키니쿠(불고기) 가게를 운영하는 재일 한국인 가족을 통해 재일동포의 애환을 그려냈다. 감독은 한 가족과 이웃들이 삶 속에서 싸우고 화해하며 사랑하고 이별하는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한국 배우 김상호·이정은과 일본 배우 마키 요코, 이노우에 마오의 호흡이 볼거리다.
폐막작은 미국 출신 웨스 앤더슨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개들의 섬’이다. 소년 아리타가 쓰레기 섬으로 추방된 자신의 애완견을 찾으러 떠나고, 이곳에서 만난 다섯 마리 개들과 모험을 펼친다. 일본을 배경으로 한 개들의 섬은 미국 사회에 대한 풍자를 깔고 있다.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이자 감독상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영화제 슬로건에 맞게 사회 문제와 논쟁적 주제를 담아낸 영화가 많다. 조성빈 감독의 ‘비행’은 범죄에 빠져드는 탈북자들의 삶을 다뤘다.
‘낯선 자들의 땅’은 원전 사고 이후의 재앙을 그렸고, ‘내가 사는 세상’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파고들었다.
외국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작품으로는 터키의 항구 도시를 배경으로 한 여성주의 영화 ‘홀리데이’와 7시간50분에 달하는 상영시간 동안 미국의 문제를 논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O.J.: 메이드 인 아메리카’, 주인공 네 명의 하루를 따라가 중국의 암울한 사회상을 담아낸 ‘코끼리는 그곳에 있다’ 등이 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