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경매≫ 출간한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
온라인 법원 정보 이용하면
필요한 자료 90% 얻을 수 있어
목표 수익까지 얼마나 걸릴지
임대·시세차익 수익률 살펴야
현장답사는 기본 중에 기본
경락잔금 100% 대출보다는
낙찰가 절반은 쥐고 있어야
[ 선한결 기자 ]
“경매시장은 누구든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매수가격 결정권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시장이니까요. 적절한 입찰 가격을 본인이 결정하고, 금액의 크기에 따라 낙찰 여부가 결정되죠. 철저한 물건 분석과 응찰 결단력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사진)는 “꼼꼼히 준비해 응찰에 나선다면 아직 시세보다 물건을 싸게 살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노하우를 담은 책 《손에 잡히는 경매》를 냈다. 그가 20년 전 경매 실무를 시작한 이래 세 번째로 쓴 경매 관련 책이다. 이 대표는 “이번 책은 경매에 관심은 있지만 접근법을 몰라 선뜻 투자에 나설 자신이 없는 이들을 위해 쉽게 썼다”며 “경매 단계별로 기본 정보부터 20여 년 노하우를 함께 담았다”고 소개했다.
◆아직 기회 많은 경매시장
이 대표는 경매시장의 가장 큰 매력으로 “일반 매물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물론 예전처럼 시세의 반값 수준에 내 집 마련을 하긴 어렵다. 경매의 이점이 알려지면서 재테크를 위해 경매시장에 뛰어든 이들이 많아서다. 하지만 아직 투자 기회가 많다는 것이 이 대표 생각이다. 그는 “인기 주거지 주택에서 조금만 눈을 돌려도 다른 투자처가 많다”며 “시세의 60~70% 수준에 나와 있는 상가가 아직 있다”고 했다.
물건 정보가 정확하고 접근이 쉽다는 것도 경매시장의 장점이다. 법원이 매개자이기 때문이다. “법원 등 온라인 자료만으로도 정보의 약 90%를 취합하고, 나머지 10%는 공부서류 열람, 현장조사 등을 통해 보정하면 됩니다.”
◆“내 입찰가에 확신 있어야”
이 대표는 “물건 분석의 최종 종착지는 적정 입찰가를 찾는 것”이라며 입찰가 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충 감을 잡는 정도라면 부족합니다. 내가 정한 입찰가에 확신에 가까울 정도로 자신이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내질러야 할 때 내지르지 못하고, 기다려야 할 때 기다리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는 “꼭 수익률에 근거해 입찰가를 쓰라”고 조언했다. 임대 수익률이나 시세차익 수익률 등을 꼼꼼히 분석해 목표 수익 실현까지 얼마쯤 걸릴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계산을 한번 해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입찰을 염두에 둔 물건이라면 수익률 분석 후 보고서를 작성한다”며 “물건 정보를 정리하면서 적정 입찰가를 선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하우를 녹여 물건 관련 각종 정보를 기록하고 점검할 수 있는 ‘부동산 경매노트’를 책 부록으로 넣었다.
이 대표는 “수익률 계산에는 물건 가치의 변화 가능성을 빼놓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소한의 가격 상승 여지가 있는 물건이 우선 투자 대상이라는 것이다. “교통개발 호재나 재건축·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곳 등이죠. 이외에도 학군이 좋은 지역, 임대 수요가 많은 지역, 리모델링이나 신축을 통해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물건 등을 주로 봅니다. 그래야만 시장 침체로 가격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투자 수익을 살릴 수 있으니까요.”
그는 “임대수익용 물건이라면 물건 분석을 통해 진면목을 알아보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입지나 인근 상권 수요 등을 분석해 낙찰 후 가치 상승을 일으킬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기존 상가를 개보수하고, 임차인 명도를 통해 장사가 잘되는 업종을 유치하는 방안 등이 고려할 만한 카드다.
◆현장은 꼭 직접 조사
현장 답사도 이 대표가 꼽은 경매투자의 중요한 원칙이다. 일반 매물을 함께 파악하고, 동네 간의 미묘한 분위기 차이나 거래·개발 동향 등을 알아보기 위해 반드시 현장에 가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주 정형화된 경매 물건이나 내가 살아봐서 아는 아파트가 나와도 꼭 현장에 간다”고 했다.
과거 그가 경기 부천시에서 낙찰받은 상가도 현장답사 덕분에 짭짤한 수익을 냈다. 한 단지 내 상가의 1층 물건에 입찰을 고민하고 있던 때였다. 현장에서 조사한 결과 한 금융회사에서 그 상가 1층에 은행을 내려고 한다는 정보를 얻었다. 꼭 낙찰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원래 예정한 가격보다 응찰가를 조금 높였고, 근소한 차이로 성공했다. 잔금을 내고 얼마 되지 않아 그 금융회사에서 상가를 팔라는 연락이 왔다. 그 덕분에 단기 양도세 등을 내고도 남을 정도의 가격에 상가를 매도했다.
그는 “자금상 무리하지 않는다는 것도 원칙”이라며 “특히 요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지나친 대출을 통한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로 인해 낙찰받았다가도 자금 조달을 못 해 도로 시장에 나오는 경매 물건들도 간혹 있습니다. 경락잔금대출을 한도까지 받기보다는 절반 정도는 내 자금을 갖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낫지요.”
올해 경매시장에 대해선 “상반기는 공부와 준비 기간, 하반기부터는 투자 실전”이라고 전망했다. 거의 매달 경매 물건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분위기가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요즘은 물건이 적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 낙찰가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작년 금리가 한 차례 상승했고, 지금도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 금리 상승의 여지가 있어요. 그렇다면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엔 물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량 경매 물건을 찾기가 조금 쉬워지고, 선택의 여지가 많아질 겁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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