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1주년을 맞은 롯데가 총수 부재 속에 조촐한 기념식을 진행했다.
롯데는 창립기념일 전날인 지난 2일 오전 롯데월드타워 31층 오디토리움홀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주재로 열린 행사는 간단한 기념사와 함께 근속사원 시상식을 거행한 뒤 약 20분 만에 종료됐다.
롯데는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가 한국 사업을 시작한 1967년 4월 3일을 창립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창립 5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는 주요 롯데그룹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50주년 뉴 비전(New Vision) 설명회'를 열고, 잠실 롯데월드타워 개장 행사 등도 진행하는 등 성대한 기념식을 개최했다.
하지만 올해는 '총수 부재'인 상황 등을 고려해 조촐한 기념식으로 대체했다.
황 부회장은 기념사에서 "고객과 주주, 파트너사,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이를 통해 회사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지주와 롯데제과는 3일을 휴무일로 지정해 대부분의 직원이 쉰다. 다만 롯데쇼핑과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등 대부분의 다른 계열사들은 정상적으로 근무한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는 창립 50주년이라는 특수성과 롯데월드타워 개장 행사가 겹치면서 성대한 창립기념식을 거행했지만, 올해는 내부 상황이나 분위기가 사뭇 달라서 조촐하게 기념식을 치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롯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속 직후 롯데비상경영위원회를 결성했다. 롯데비상경영위원회는 각 계열사 대표이사와 고위 임원들에게 골프를 자제할 것을 권고하면서 계열사 차원의 화려한 행사나 불필요한 의전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순실 뇌물공여' 관련 외에 경영비리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종 판결이 내려지는데만 수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룹 내 긴장감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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