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처럼 2015년 이전 채용비리도 캐나… 은행권 초긴장

입력 2018-04-02 19:24
하나금융 채용비리 진실공방
금감원, 조사 확대 가능성

채용관련 문서 폐기 땐
내부고발 등 증언에 의존
증거 찾기 쉽지 않을 듯


[ 윤희은 기자 ] 금융감독원이 2013년 KEB하나은행에서 채용비리 의혹 32건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발표하자 은행 등 금융계에선 검찰의 조사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김기식 신임 금감원장이 ‘금융권 저승사자’로 불리는 만큼 그간의 관행을 더 강도 높게 조사해 비리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감원의 이날 발표로 금감원이 적발한 은행권 채용비리 의심 건수는 총 54건으로 늘었다. 이 중 45건이 KEB하나은행 사례다. 13건은 지난 1월 금감원의 은행권 전수조사 과정에서 파악됐고, 32건은 지난달 특별검사 과정에서 적발됐다.

이 외에 국민은행(3건), 대구은행(3건), 부산은행(2건), 광주은행(1건)에서 채용비리 정황이 발견됐다. 이 중 대구은행은 검찰에서 자체적으로 30여 건의 추가 비리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규 DGB금융 회장은 이와 관련한 본인의 책임을 인정하며 지난달 대구은행장직과 회장직에서 연달아 사임했다.

현재까지 금감원 채용비리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된 인원은 6명이다. KEB하나은행에서는 전직 인사부장 2명이 구속됐고, 국민은행에서는 인사팀장 오모씨가 구속됐다. 대구은행에서는 전 인사부장이 구속됐으며, 부산은행에서는 박재경 BNK금융그룹 사장 및 강동주 BNK저축은행 대표가 구속됐다.

유일하게 광주은행만 검찰의 칼날을 피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딸의 2차 면접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다는 이유로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받은 당시 인사담당 부행장보는 이미 2016년 본인의 과실을 시인하고 퇴임했다”고 전했다.

은행들은 김 원장이 2015년 이전의 채용비리 정황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및 검찰에서 보고 있는 은행들의 채용비리 혐의는 2015~2017년 사이 발생한 것으로, 그 이전의 채용비리 정황이 나온 것은 KEB하나은행이 유일하다. 한 은행 임원은 “다른 은행에 대해서도 과거 사례를 뒤지기 시작한다면 비리로 몰아갈 수 있는 의혹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은행들이 채용 청탁 내용 등을 담은 문서를 얼마나 보존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간이 지남에 따라 채용비리 증거로 내세울 수 있는 문서가 폐기된 사례도 다수 있을 것”이라며 “문서가 없으면 내부 고발이나 관련자 증언 등에 의존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조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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