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전환형 펀드·만기매칭형 펀드에 '뭉칫돈'
목표전환형 펀드, 올 1兆 이상 유입
주식투자로 5~7% 수익 내면
채권형으로 전환해 수익률 유지
만기매칭형, 만기 짧은 채권 담아
'예금금리+α' 수익 기대
[ 나수지 기자 ] “주식시장 변동성은 커지는 추세고, 금리인상 속도도 안갯속이니 답답한 거죠. 불확실한 시장에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이 틈새 투자처로 목표전환형 펀드와 만기매칭형 펀드를 찾고 있습니다.”(안병원 삼성증권 삼성타운금융센터 PB팀장)
재테크 시장에서 목표수익률과 투자기간을 정해놓고 가입하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식형펀드 가운데선 목표전환형 펀드, 채권형펀드에선 만기매칭형 펀드가 이런 상품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두 펀드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수적 투자자에게 인기
3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설정된 목표전환형 펀드 26개에 1조1397억원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전체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서는 1302억원이 빠져나갔다. “올해 펀드 시장의 주인공은 목표전환형 펀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5~7%가량 수익을 내면 채권형으로 자동 전환해 수익률을 유지하는 펀드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주가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심하는 투자자들이 목표전환형 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많이 올라 주식 투자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투자자도 위험관리 차원에서 목표전환형 펀드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기매칭형 펀드에도 지난해 말부터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올 들어 설정된 2개 펀드에 1700억원이 들어왔다. 만기매칭형 펀드는 운용기간을 미리 정해두고 펀드 운용기간보다 만기가 짧은 채권을 편입한다. 예를 들어 펀드 운용기간이 2년이면 이보다 만기가 짧은 국내 회사채나 금융채를 담는 식이다. 통상 연 2~3% 수익을 내는 게 목표다.
류두형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연금솔루션센터 팀장은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만기가 긴 채권은 금리상승기에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며 “하지만 만기매칭형 펀드는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기 때문에 채권이 부도가 나지 않는 한 이자 수익과 원금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운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퇴직연금 투자자와 은행 거래자들이 이 상품을 주로 찾는 이유다.
◆“경제 불확실성 피하는 피난처 상품”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두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정 기간에만 가입할 수 있어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품절 마케팅’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목표전환형 펀드는 1주일 동안, 만기매칭형 펀드는 하루나 이틀가량만 투자금을 모집한다. 중간에 투자금이 들고 나면 펀드를 관리하기 어려워서다.
일각에서는 두 상품이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명확하기 때문에 정확히 알고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목표전환형 펀드는 수익률이 올라가는 범위가 5~7%로 막혀 있는 반면, 떨어지는 범위는 주식형 펀드와 같다”며 “리스크(위험)는 기존 주식형 펀드와 똑같이 지면서 이익을 낼 수 있는 범위만 정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기매칭형 펀드도 금리인상기엔 채권 부도율이 올라가는 리스크가 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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