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대학생 창업 축제
군인 첫 참가… "특수외출 받아 준비"
창업 교류전 이모저모
[ 조아란 기자 ] “쏘리 쏘리 쏘리 쏘리….”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본사에서 30일 열린 ‘2018 KT&G 아시아 대학생 창업 교류전’. 창업 아이템 발표 무대가 순간 ‘공연장’이 됐다.
공연장을 만든 주인공은 필리핀팀 5명. 이들이 발표한 창업 아이템은 사용자 근처에 있는 PC방에 자리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려주는 앱(응용프로그램) ‘피지(Peezy)’였다. 이들은 발표 도중 현지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꽃보다 남자’ OST와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재벌집 아들인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 구준표도 PC방에 자리가 없으면 “죄송하다”는 말을 들으며 나와야 한다는 점을 부각해 앱을 설명하는 이벤트였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은 행사의 열기는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12개국에서 온 130여 명의 대학(원)생들은 19개 팀을 이뤄 창업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창업 주제를 전달했다.
관람객과 공연기획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앱 ‘아트주나(Artjuna)’를 발표한 인도네시아팀은 “어떤 사람은 전통적인 공연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현대적인 공연을 좋아한다”며 직접 춤을 췄다. 발표자 1명을 제외한 5명의 팀원이 2명, 3명씩 짝을 지어 전통춤과 현대무용을 시연했다. 발표에 집중하던 참가자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환호를 보냈다.
현역 군인 신분의 참가자도 있었다. 식품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보인 한국팀은 팀원 6명 전원이 현역 공군 병사다. 3명은 경기 성남, 3명은 수원에서 복무 중이다. 팀원들의 계급도 상병과 병장으로 각각 다르다. 제15특수임무비행단 소속 홍동균 상병은 “국방부의 배려로 특수외출을 네 번 허락받아 발표를 준비했다”며 “선·후임이 계급을 뛰어넘어 머리를 맞대고 변화하는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하려다가 기회를 놓쳐 서포터스로 참석한 학생도 있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세종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티무르 학생은 “한국에서 열리는 창업 행사에 관심이 많은데 이번엔 팀을 꾸려 참석하기 어려울 것 같아 서포터스로 왔다”며 “한국의 기술 트렌드 변화에 한국인처럼 빠르게 적응하는 외국인이 돼 TV쇼에 외국인 패널로 참가하는 게 꿈”이라며 웃었다.
4명의 심사위원 중 2명이 KT&G 아시아 대학생 창업 교류전 출신인 것도 눈길을 끌었다. 심사위원 박태제 킥스타트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김세진 탈환 대표는 각각 2006년과 2011년 이 행사에 참가한 ‘선배 참가자’다. 김 대표는 2011년도 참가 당시에 ‘탈환’이라는 팀명으로 가상현실(VR) 운동기기 사업아이템을 선보인 뒤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해외 유명 해커톤 대회가 당장의 사업성과 수익성을 중시한다면 이 대회는 인종차별, 환경오염 방지 등 대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얘기할 수 있는 장”이라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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