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내달 20~22일 예술의전당
[ 마지혜 기자 ]
바람 소리를 품에 안은 금관악기 소리가 자유롭게 공기 중을 누빈다. 스네어 드럼 소리는 특유의 튀어오르는 듯하고 탄력적인 느낌으로 관객의 마음을 두드린다. 스윙재즈 밴드의 음악은 흥을 돋우고 무용수들은 경쾌하게 무대를 가른다. 동작은 느슨함이 없이 빠르고 밀도가 높다. 4분의 4박자 음악을 연주하면서 4분음표 4개가 아닌 16분음표 16개로 한 마디를 채우는 느낌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이 다음달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할 ‘스윙’(사진·연습장면)은 스윙재즈 음악과 현대무용을 결합한 작품이다. 지난해 한국적인 굿 음악과 함께한 현대무용 ‘제전악-장미의 잔상’으로 호평받은 안성수 예술감독이 올해 선보이는 신작이다. 이번엔 재즈의 발상지인 미국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는 스웨덴 남성 6인조 밴드 ‘젠틀맨 앤 갱스터즈’와 함께한다.
‘싱 싱 싱’ ‘인 더 무드’ ‘맥 더 나이프’ 등 익숙한 스윙재즈곡 14곡과 젠틀맨 앤 갱스터즈의 자작곡 ‘벅시’, ‘류블랴나 스윙’ 등 총 16곡의 음악이 공연을 채운다. 첫 곡을 제외한 모든 음악은 무대에서 라이브로 연주한다. 국립현대무용단 시즌무용수 17명 전원이 출연한다.
주목할 부분은 커플 댄스다. 솔로와 군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남녀 무용수들이 짝을 이뤄 추는 춤이 많다. 작품 명은 ‘스윙’인데도 흔히 아는 스윙 댄스와의 유사성은 크지 않다. 자유로운 현대무용과 발레 동작을 활용한 움직임이 대부분이다. 김민진 무용수는 “동작이 매우 많고 빠른 데다 회전도 많다”며 “연습 때 신는 양말에 매일 구멍이 나서 양말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스토리나 주제 의식이 있는 공연은 아니다. 안 예술감독은 “지치고 힘든 시대에 젊은이들이 클럽에 와서 재미있게 놀다 가는 콘셉트로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청각의 영역인 음악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내가 안무를 하는 이유”라고 얘기하는 그는 “스윙재즈 음악이 들려주는 그대로를 움직임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으니 한 편의 영화처럼 감상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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