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세월호 보고·지시시간 모두 조작…최순실, 사고 당일 오후 청와대 방문"

입력 2018-03-28 16:38
수정 2018-03-28 17:19

검찰은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 관련 당시 청와대의 보고 및 지시시간이 조작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시각은 오전 10시20분께였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청와대가 주장한 오전 10시보다 20분 가량 늦은 시간대다.

박 전 대통령이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에게 총력 구조를 전화로 지시한 시각도 오전 10시15분이 아니라 구조 '골든 타임'이 지난 10시22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실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자 안봉근 전 비서관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안 전 비서관이 차를 타고 관저로 가 박 전 대통령을 불렀다. 침실에 있던 박 전 대통령이 밖으로 나와 김 전 실장에게 전화를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정부는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이 11차례에 걸쳐 실시간으로 서면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었다. 검찰 조사 결과, 정호성 비서관이 이메일로 11차례 발송된 '4.16 여객선 침몰 사고상황' 보고서를 오후와 저녁 시간에 각각 한 차례 출력해 총 두 차례 일괄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탑승객 구조 골든 타임 전 대통령 보고와 지시가 있었다고 꾸미기 위해 국회에 허위공문서를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검찰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에 박 전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해 박 전 대통령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 19일 서울구치소를 찾아가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려고 했으나 박 전 대통령의 거부로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또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세월호 사고 당일 청와대를 방문한 새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최 씨는 세월호 사고 당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 들어와 박 전 대통령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등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최 씨는 이날 이영선 전 경호관이 모는 차를 타고 오후 2시15분께 청와대로 들어와 '문고리 3인방'인 정호성·안봉근·비서관이 참여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과 회의를 연 것으로 드러났다. 중대본 방문도 최씨가 참여한 당시 '5인 회의'에서 결정됐다.

이날 검찰은 대통령 보고 및 지시시간 임의 변경과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 무단 수정의 책임을 물어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세월호 사고 보고 시각 조작 및 대통령훈령 불법 수정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김장수·김기춘 전 실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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