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美 반도체 구매 확대 시나리오…한국 반도체 운명은?

입력 2018-03-28 10:53
수정 2018-03-28 14:13


중국이 한국과 대만산 반도체 수입을 줄이고 미국산 반도체 구매를 늘리는 방안을 미국 측에 제시했다는 현지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반도체주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하고 있다.

28일 오전 10시35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7만2000원(2.84%) 떨어진 242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는 1300원(1.60%) 내린 8만100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업계는 세계 반도체 시장이 사실상 과점체제이며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이 같은 중국 측의 제안이 국내 업체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내 반도체 생산량이 전세계 생산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은 현재 마이크론과 인텔 일부를 제외하면 메모리 사업에서 철수했다. 생상능력을 늘리기 보다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경우 생산시설이 대만, 일본, 싱가포르 등에 분산돼 있어 미국 내 생산량은 전세계 생산량의 2~3% 수준이다. 그나마도 마이크론의 미국 내 생산시설 중 일부는 용도 변경이 예정돼 있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비중을 높이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메모리 수입을 늘리고 싶어도, 한국으로부터 메모리 구입을 줄이고 싶어도 한계가 있다"며 "(중국의 구입이 줄더라도) 한국은 메모리 수급이 타이트해 미국, 유럽 등의 데이터센터로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중국의 제안이 실효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한국과 함께 반도체 물량 축소국으로 거론된 대만의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는 전날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의 미국 반도체 합작, 라이센스 형태의 공장 설립 및 공급 확대 역시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이 나온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이 불합리하고 불공정하게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취득해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에 불공정한 기술 라이선스 요구 시정을 요구하고 관세 부과, 미국 핵심기술 인수를 위한 투자 제한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연구원은 "중국이 투자하고 미국이 기술을 제공하면 공급확대가 가능하지만 오히려 미국이 현재 무역법 301조에 따라 규제를 강화는 상황이므로 미중 기술협력의 가능성은 줄었다"며 "중국이 합작이나 라이센스를 조건으로 기술제공을 요구하는 것 역시 각국 반도체 업체에 의해 모두 거절됐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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