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프레시안 고소 취하 …결제내역 확인하고도 "호텔 간 기억 없다"

입력 2018-03-28 09:47
수정 2018-03-28 10:07
정봉주 고소 취하…"사건 당일 호텔서 카드 사용"
'성추행 의혹' 정봉주의 자백 "호텔 결제내역 스스로 확인하고 고소 취하"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은 호텔에 방문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다 당일 카드 내역이 확인되자 보도를 했던 프레시안 기자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정 전 의원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27일 (성추행이 일어난 것으로 지목된) 2011년 12월 23일 카드 사용 내역을 확보해 검토한 결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결제한 사실을 확인해 즉시 스스로 경찰 측에 자료를 제공하고 고소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하며 서울시장 출마를 강행했던 정 전 의원은 입장과 거취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내 별도로 전한다고 했다.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성추행 당일로 지목된 2011년 12월 23일 오후 5시 37분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 1층에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 ‘뉴욕뉴욕’에 있었음을 입증하는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전 주장과는 시간대가 달라진 점과 정봉주 카페지기였던 '민국파'가 1~2시 호텔에 내려다 줬다는 보도에 이어 또다시 오후 5시대를 주장하자 네티즌들은 "시간이 계속 달라진다"며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이같은 논란은 하루만에 정리됐다.

정 전 의원이 해당일 렉싱턴 호텔 '뉴욕뉴욕'에서 결제한 카드내역이 확인된 것.

정 전 의원은 카드내역을 뒤늦게 공개한 경위에 대해 “(당일) 오후 5시 이후의 사진을 확보하려고 하였으나 확보되지 못했고 따라서 오후 5시 이후 여의도가 아닌 장소에서의 결제나 방문을 입증하는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이리뛰고 저리 뛰며 백방으로 노력하던 중 23일 오후 6시 43분의 뉴욕뉴욕 결제내역을 제 자신이 스스로 확보했다”고 했다.

그는 “유리한 증거가 많이 있다는 생각에 덮고 가고 싶은 유혹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결제내역이라는 명백한 기록이 저의 당일 렉싱턴 호텔 방문을 증거하고 있는 이상 이를 스스로 공개하는 것만이 이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책임을 지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전히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저는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그래서 처음부터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고 관련 사진, 관련자들의 진술, 제보내용 등을 통해 더욱 자신했다”며 “하지만 직접 나서서 결재 내역을 확보했고 이를 제 눈으로 확인한 이상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기억이 없는 것도 제 자신의 불찰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구속을 앞두고 수많은 지인들을 만나던 상황인 것은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만난 당시 정황을 제시하던 A씨 입장에 "만난 적도 없다"고 해명했던 정 전 의원의 해명은 궁색해 졌다.

네티즌들은 "기억과 자료를 백방으로 찾았다는 봉도사. A씨 기사가 터지는 순간부터 그는 생생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새빨간 거짓말은 누가 했지? (mima****)", "호텔 가신적 없다고 하셨잖아요? 왜 속이셨어요 (goun****)", "무슨 사진을 몇백장을 제시했다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sagu****)", "증거없으니 무고라며 발뺌한 악질중에 악질. 미투의 본질을 훼손시키는건 다름아닌 정봉주 같은 인간. 정치생명 끝인건 당연지사고 법의 심판을 받고 성범죄자 쉴드치려고 공중파 방송에서 여론몰이한 블랙하우스도 폐지하라 (1256****)"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다음은 정봉주 전 의원의 입장문 전문

저는 2018. 3. 27. 직접 카드사용내역을 확보하여 검토해 본 결과 11. 12. 23. 렉싱턴 호텔에서 결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스스로 경찰측에 자료를 제공한 뒤 곧 바로 프레시안 기자들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였습니다.

그 과정에 대하여 아래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 기존 입장 □

○ 저에 대한 의혹에 대하여, 저는 2011년 12월 23일 렉싱턴호텔에 간 사실 자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 저는 당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 카페에 간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자연히 그런 행위도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7년전 일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도 너무도 오래된 일이어서 기억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당일의 동선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 프레시안 보도는 2011년 12월 23일 오후시간(티타임시간 : 오후 3시~5시)을 특정했고, 저는 2011년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의 오후 일정을 확인한 결과 동선상 여의도 렉싱턴 호텔은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 이에 당일 행적을 기록한 사진들을 여러 분들로부터 제보 받고 또 당시 함께 동행 했던 일행들의 기억들을 조합해 당일의 동선을 1차 재구성해 발표했습니다.

- 그러다가 며칠 뒤 2011년 12월 23일 오전 11시 52분경부터 당일 오후 5시 7분경까지 촘촘하게 기록된 사진 780여장을 확보하게 되었고, 이 사진들과 동행했던 지인들의 진술청취를 종합해 2011년 12월 23일 논란이 된 시간대에 제가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객관적이고 명백히 입증 가능하다 판단해 관련자료 전체를 경찰에 제출을 한 상태였습니다.

- 당일 일정을 기록한 780여장의 사진 중 일부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 사진들의 전후 시간대가 촘촘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사진 전체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수사진행 중이라 기밀이 될 수 있어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지 자료가 부실했던 것이 아닙니다. 물론 산발적이었던 사진과 기억에 의존해 1차 발표했던 동선과 불일치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780장의 사진은 논란이 된 시간대 전체와 방문 장소를 빈틈없이 설명하고 있었으므로 수사 결과로 모든 해명이 이뤄질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780여장이 기록하고 있는, 오전 11시 후반부터 오후 5시까지 방문 장소는 홍대와 병원 단 두 곳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 마지막 사진의 메타데이타 시간이 2011년 12월 23일 오후 5시 7분이었기에 렉싱턴 호텔 ‘뉴욕뉴욕’의 오후 5시 이후 운영방침을 문의한 결과, 오후 5시부터 5시 30분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으로 기존 손님을 모두 내보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한편 당일 저와 함께 차량에 동승해 일정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 기억하는 동선 역시 병원에서 다시 홍대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 또한 A씨의 기억을 반박할 수 있는 제보도 확인했고 이 역시 경찰에 증거로 제출을 하였습니다.

- 이런 증거와 증언과 제보로, 저와 변호인단은 2011년 12월 23일 A씨를 만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확신한 것입니다.

□ A씨의 기자회견 이후 상황 □

○ A씨는 2018년 3월 27일 기자회견에서 오후 5시 이후의 여의도 렉싱턴 뉴욕뉴욕에서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후 5시 이후의 사진을 확보하려고 하였으나 확보되지 못했고 따라서 오후 5시 이후 여의도가 아닌 장소에서의 결제나 방문을 입증하는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이리뛰고 저리 뛰며 백방으로 노력하던 중 23일 오후 6시 43분의 뉴욕뉴욕 결제내역을 제 자신이 스스로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 A씨는 2011년 12월 23일 오후 5시 5분경 여의로 렉싱턴 호텔 뉴욕뉴욕에 도착했고, 오후 5시 37분경 저를 기다리면서 찍었다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 오후 5시 이후는 병원에서 여의도까지 이동시간(금요일 오후 5시 이후 기준으로 병원에서 여의도까지 1시간 내외 소요)과 뉴욕뉴욕의 운영방침(오후 5시 이후 기존 손님을 내보내는)에 의해 의미 없는 시간대라 판단해서 5시 7분 이후 시간대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구하려는 노력은 따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일 오후 5시 이후의 현장부재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당일 오후 5시 이후의 사진 혹은 오후 5시 이후 여의도 이외 장소에서의 결제내역 혹은 방문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습니다.

- 저는 2011. 12. 23. 저녁에 여의도 이외의 장소에서 결제내역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오후(2018. 3. 27), 이리 저리 방법을 찾으며 노력하던 중에 제 스스로 2011년 12월 23일 오후 6시 43분경 렉싱턴 호텔에서 결제한 내역을 찾아냈습니다.

□ 렉싱턴 호텔에 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

○ 객관적 자료로 확인되었습니다. 당일 저녁 제가 렉싱턴 호텔에 갔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결제내역을 확인한 저는 이 사실을 변호인에게 알렸습니다. 저는 유리한 증거가 많이 있다는 생각에 덮고 가고 싶은 유혹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 스스로의 눈으로 결제내역을 직접 확인한 이상 기억이 잘못되었음이 객관적으로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저와 변호인단은 기억이 아니라 사진이라는 기록으로 결백을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했던 만큼, 결제내역이라는 명백한 기록이 저의 당일 렉싱턴 호텔 방문을 증거하고 있는 이상 이를 스스로 공개하는 것만이 이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책임을 지는 길이라 판단했습니다.

□ 고소를 모두 취하하였습니다. □

○ 2018. 3. 27. 프레시안 기자들에 대한 고소를 모두 취하하였습니다.

- 여전히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저는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고 관련 사진, 관련자들의 진술, 제보내용 등을 통해 더욱 자신하였습니다. 하지만 직접 나서서 결재 내역을 확보했고 이를 제 눈으로 확인한 이상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기억이 없는 것도 제 자신의 불찰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따라서 저는 즉각 프레시안 기자들에 대한 고소를 모두 취소하였습니다.

- 저 정봉주의 입장과 거취에 대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직접 별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2018. 3. 28.

정봉주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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