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준비 본격화…외신기자들이 본 문재인 vs 김정은 회담 전망

입력 2018-03-26 17:28
수정 2018-06-05 00:01



4월에 있을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가 본격적으로 정상회담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위원장을 필두로 외교·안보 관련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킨 가운데 정상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준비위 측은 얼마 남지 않은 정상회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과 비교해 조직 규모를 축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상회담의 일정도 지난 1, 2차 남북정상회담이 2박 3일 동안 치러진 것과 달리 당일치기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 기자들과 함께 국내외의 다양한 이슈들을 살펴보는 아리랑TV의 신개념 뉴스 토론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에서는 역대 남북 정상 접촉과 3차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러시아 이타르 타스의 스타니슬라프 바리보다(Stanislav Variboda)기자는 남북정상회담이 단 하루 만에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사전계획만 잘 한다면 하루도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만반의 준비를 취하고 있는데 최근 한국이 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런 과정들이 정상회담이 있기 전에 수월하게 진행된다면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났을 때, 이 두 사람이 해야 할 일은 형식적인 절차 외에 의외로 많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요네무라 코이치(Yonemura Koichi)기자 역시 "문 대통령이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의 핵문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하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추후에 북미 정상회담, 다자정상회담 등, 끊임없는 만남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여러 회담들의) 초석을 다진다는 측면에서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일정으로 진행된 다해도 짧다고 할 수 없다"며 당일치기 일정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태권도 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전격 파견하기로 했다. 우리 측 태권도 시범단과 예술단 파견과 남북정상회담의 연관성에 대해 도널드 커크(Donald Kirk) 미국 CBS 라디오 기자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면서 "정상회담이 있기 전에 관계를 매끄럽게 해주는 윤활제 같은 역할을 한다. 물론 북한정권은 불법으로 지정했지만 K-pop은 북한국민들이 몰래 보아오면서 상당히 친숙해졌다. 이번 공연을 통해 K-pop이 북한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것인가가 관건이며 이러한 문화교류를 통해서 남북이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1년 만에 극적으로 이뤄지게 된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은 한반도의 앞날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신 베를린 선언’에 따라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외신기자들은 역대 남북 정상의 만남과 성과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을까.

요네무라 코이치 기자는 "내가 만약 김정은의 위치에 있었다면 핵무기를 포기하기 힘들 것 같다"면서 "핵을 제외하면 북한이 남한이랑 비교했을 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수단이 없으며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비핵화는 실현이 어려운 목표다. 하지만 나의 이러한 추측이 틀리기를 바란다"고 다소 비관적인 예측을 내놨다.

스타니슬라프 바리보다 기자 역시 "상당히 비관적"이라면서 "그동안 북한을 지켜봐온 결과, 핵보유만이 유일한 살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리비아, 이란 등등의 사례를 봤을 때 사실이 아니라 말하기도 힘들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1차,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주한 외신기자로 활동했던 도널드 커크 기자는 "종전 후 수많은 위기에 국면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유지가 됐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면서 "1953년 휴전협정은 단지 종잇조각이 아니고 전쟁을 종식시킨 중요한 문서라는 것이 증명이 된 것이다. 그동안 2차 한국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다는 것만 해도 기적이라고 여긴다. 이제 양측이 평화를 향해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며 그 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굳이 평화협정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남북관계가 그나마 이 정도 진전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이제 곧 진행될 정상회담이 남북, 혹은 북미간의 전쟁위협을 더더욱 축소시킬 수 있기를 바라야 할 때"라고 말했다.

27일 아침 방송되는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에서는 역대 남북 정상 접촉의 선례와 3차 정상 회담 준비 과정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한편,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회담이 오는 29일 판문점에서 열린다.

통일부는 지난 24일 “북측은 오늘 오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지난 22일 우리측이 2018 남북정상회담 준 비를 위한 남북고위급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한 데 대해 동의해 왔다"고 전했다.

정부는 정상회담 의제로 한반도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 정착, 남북관계 진전 등을 상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