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도 이런 학교가…" 학생·교직원 기부로 급식동 신축

입력 2018-03-26 11:30
서울 서초구의 공립 경원중 학생과 교직원들이 힘을 모아 급식동을 신축해 눈길을 끈다. 강남 소재 학교라는 이미지와 달리 낡은 시설의 이 학교는 졸업하는 학생들까지 대거 참여한 기부로 새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

서울시교육청 소속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27일 경원중의 급식동 완공식을 연다고 밝혔다. 이 학교 학생 871명, 교직원 91명 등 총 962명이 인근 아파트단지 재건축으로 받은 1인당 보상금 39만원씩을 기부한 덕분이다. 학교는 이렇게 마련된 총 3억7500만원 가량을 투입해 급식동을 완공했다.

전체 학생과 교직원의 94.7%가 기부에 참여했다. 홍연화 경원중 교장은 “신축 급식동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고 지난달 졸업한 3학년 학생들까지 대부분 후배들을 위해 기부했다”고 귀띔했다.

경원중은 시설이 낙후된 대표적 학교다. 특히 급식동 신축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숙원사업이었다. 이를 감안해 2015년 7월 학교 인근 아파트단지는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학교용지 부담금 약 16억원을 교육청에 현금 납부하지 않고 급식동을 직접 신축, 학교에 기부 채납하기로 했다.

경원중은 학교운영위원회에 급식실신축특별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려 재건축조합 서초구청 강남서초교육청과 함께 급식동 신축사업을 진행했다. 비대위 요구로 급식동을 1층 구조에서 2층으로,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벽면을 벽돌로 바꾸는 등 설계 변경한 데 따른 추가 금액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자 비대위 위원인 변호사 학부모가 아이디어를 냈다. 공사 중 발생 소음·진동·먼지 등으로 인한 피해가 인정되면 건설사 가입 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 점에 착안한 것이었다. 개인별로 받은 보상금을 급식동 공사비에 보태는 데 동의하면서 추가 부담 없이 완공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학교의 노력에 더해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스쿨닥터’ 프로그램을 통해 도왔고 서초구청도 급식동 신설에 따른 안전펜스·태양광 설치비용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완공식에는 교육청과 서초구청, 재건축조합 관계자와 학부모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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