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UAE 오해 풀고 '특별 전략적 동반자'로… 원전·국방·미래산업 협력

입력 2018-03-26 00:19
문재인 대통령 UAE 공식방문

문 대통령, 무함마드 왕세제와 정상회담
"잡음 있었지만 관계 훼손 안돼"
문 대통령, 특사 논란에 종지부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 접견
"사우디 원전수주에 UAE가 협력"

외교·국방 '2+2 협의체' 신설
경제공동위 매년 개최도 합의

과학기술·재생에너지 등 경제협력 MOU 5건 체결


[ 손성태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하고 현재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가 기존 관계를 뛰어넘어 다방면으로 확대되는 데 왕세제님과 함께 그 길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이에 대해 “문 대통령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될 것을 확신한다”며 “UAE도 한국 이상으로 양국 관계가 격상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한국과 중동 국가 중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것은 UAE가 처음이다. 외교·국방 분야를 비롯해 에너지·인프라 수출의 중동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외교·국방 ‘2+2’ 채널 신설

문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제는 확대·단독 정상회담을 잇따라 열고 국방·원전 사업뿐만 아니라 교역 보건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실질적 협력 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했다. 당초 확대·단독회담 모두 15분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확대회담은 22분간, 단독회담은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 단독회담에 우리 측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UAE 측에서는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외교부 장관이 배석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기존 국방·원전 분야뿐만 아니라 양국 간 전반적 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데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우리나라가 원전을 미국에서 도입했지만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수출하고 있다. UAE도 같은 길을 걷도록 하겠다”며 “국방 방산 분야도 단순한 기술이전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같이 개발하고 생산해 제3국에 공동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군사협정과 관련해 작년 12월 임 실장의 특사 파견을 언급하면서 “잡음이 있기는 했지만 두 나라 관계를 훼손하지 않고 양국 간 국방 분야 협력의 공감대를 높이고 더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격상된 양국 관계를 뒷받침하기 위해 외교·국방의 ‘2+2’ 차관급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외교부 장관 간 전략대화 활성화 및 경제공동위원회 연례 개최 등을 통해 양국 간 현안을 정례적으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정상회담 후 양국 정부는 △과학·정보통신기술(ICT) △중소기업 및 혁신 △재생에너지·에너지신산업 △특허행정 협력 △2020 두바이 엑스포 참가 등 5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文, ‘세일즈 외교’에도 공들여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UAE의 에너지·인프라 건설 분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세일즈 외교’에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제에게 한국 기업의 UAE 에너지 관련 시설 수주에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앞으로도 에너지·인프라 건설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정상회담에 이은 공식 오찬에 한국 기업인이 대거 동석한 것도 세일즈 외교의 일환이다. 오찬에는 허용수 GS EPS 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류진 풍산 회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명노현 LS전선 대표,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 최명배 엑시콘 대표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숙소 호텔에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접견하고 양국 간 원전 분야 등 실질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건설사업 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데 UAE가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부다비=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