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뒷걸음하는 유럽펀드… "경기확장 힘입어 반등할 것"

입력 2018-03-25 18:55
수정 2018-03-26 06:17
해외펀드 평균 2.47% 오를 때
올들어 수익률 -1.51%
"저평가 매력…상승에 무게"


[ 나수지 기자 ] 유럽펀드가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홀로 뒤처졌다. 전문가들은 유럽 내 정치 불확실성과 무역전쟁 우려 등 대외 악재 등에 발목을 잡혔지만 저평가 매력을 바탕으로 반등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유럽펀드 39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51%였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가 2.47%, 북미펀드 2.15%, 아시아신흥국펀드가 6.73% 수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부진한 수익에 투자금도 빠져나가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유럽펀드에서는 657억원이 순유출됐다.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중국(2209억원)에 이어 순유출 규모가 두 번째로 크다.

유럽 주식시장은 지난달 미국이 금리 인상 우려로 휘청이자 함께 급락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반등하며 전고점을 돌파할 때도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유럽펀드는 올 들어 줄곧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정치 불확실성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지난 4일 이탈리아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높은 지지를 얻으면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극우 정당인 동맹당이 이탈리아 총선에서 18% 지지율로 우파 정당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정당인 오성운동과 동맹당이 연합하면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발(發) 무역전쟁 우려까지 덮치면서 유럽증시는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3일 범유럽증시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0.9% 떨어진 365.82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유럽증시가 대내외 악재로 흔들렸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등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 회복세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유로존 19개국 경제성장률은 2.3%를 기록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 팀장은 “유럽 경기는 수요가 살아나 고용과 설비투자 압력이 강해지는 전형적인 경기 개선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그럼에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은 데 비해 투자자 심리는 얼어붙어 있어 과매도 상태”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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