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변비를 없애보자

입력 2018-03-25 17:52
장동민 < 하늘땅의원 원장 >


필자는 진료실에서 환자의 대변 상태를 확인할 때 “1주일에 몇 번 변을 보는지” “변이 동글동글하고 딱딱하지는 않은지” “배변 시 통증이 심하거나 피가 묻어나지는 않는지” 등 구체적으로 물어본다. 대부분 워낙 오랫동안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 단순히 “대변은 괜찮아요?”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그냥 “괜찮아요”라고 대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변을 보는 간격이 이틀이 넘어가거나, 너무 딱딱해서 통증 혹은 출혈이 있거나, 대변을 본 후에도 잔변감이 남아 있으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가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때 주의할 점은 ‘강제로 대변을 보게 하는 약’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런 약에 너무 익숙해지다 보면 스스로 대변을 보는 기능이 점점 약해져 오히려 증상이 악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변비를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종양처럼 대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고, 갑상샘 질환과 같이 전신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평소와 다른 약물이나 음식으로 인한 경우도 흔하다. 특히 “집에서는 대변을 잘 보는데, 집 밖에서는 못 봐요” 하고 호소하는 것처럼 스트레스로 오는 경우도 있으니 원인에 따라 잘 감별해 치료해야 한다.

임상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눠 치료한다. 첫 번째는 위장 기능이 약해졌을 때다. 사람은 누구나 하루에 3~4회 정도 대장의 움직임이 있는데, 이때 장 속의 내용물이 항문 쪽으로 이동하면서 ‘대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생기게 된다. 그런데 위장 기능이 약해지면 이 움직임이 줄어들어 대변을 잘 보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경우는 배가 차거나 손발이 시린 사례가 많은데,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서 시계방향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는 것이 좋다. 식욕이 떨어져 음식을 잘 먹지 못하면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는 몸속에 화(火)나 열이 많아진 경우다. 감기와 같은 고열(高熱)이 생긴 때는 물론이지만 호르몬 부족이나 스트레스 과잉 등으로 허열(虛熱)이 생겼을 경우에도 변비가 발생한다. 보통 이런 때 차가운 음식이나 물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어느 정도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 따라서 증상이 지속된다면 역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은데, 무작정 열을 내리는 것보다는 모자란 진액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을 때가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