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아태 부회장
"데이터 규제 엄격하지 않은 중국
빅데이터 무기로 시장 장악할 것"
[ 박상익 기자 ] 중국이 미래 인공지능(AI) 분야의 승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동 타오 아시아태평양 부회장은 자사가 주최한 투자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세계 AI산업의 최고 수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아직 하드웨어, 연구 및 알고리즘, 산업 상용화 등 AI에 필요한 각 부문에서 미국에 뒤처져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빅데이터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 이 빅데이터를 무기 삼아 미래 시장을 점유할 것이란 게 타오 부회장의 평가다.
그는 “중국은 데이터 보호에 대한 엄격한 법률이 없어 기업이 관련 기술을 개발할 자유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은 하루에만 70억 장의 사진을 처리하고 있다”며 “그들은 거대한 데이터 자원을 바탕으로 이미지 인식 분야에서 앞서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지난 10년간 급성장해 왔다. 타오 부회장은 “텐센트만 하더라도 2007년 시가총액이 133억8000만달러(약 14조4600억원)에서 2017년 4915억7000만달러로 늘었다”고 예를 들었다. 중국 경제가 구조적 변화에 따른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첨단 IT 기업의 혁신이 중국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게 타오 부회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보다 우월하고, 중국 엔지니어가 미국 엔지니어보다 뛰어나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CNBC는 타오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이 일부 국가에서 제기되는 사생활 문제에 대한 법적 논란이 커지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최근 발생한 페이스북의 회원정보 관리 문제를 들어 더욱 강한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타오 부회장은 “중국도 어느 시점이 되면 엄격한 정보보호법을 도입하게 될 것”이라며 “당국이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 산업 육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