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올리브 '토크몬' 화제
[ 김수경 기자 ]
방송가에서 ‘마이너 리그’로 여겨지던 ‘2군’ 채널들의 ‘예능 반란’이 심상찮다. 주요 프로그램의 영향력과 시청률 등을 기준으로 지상파 3사와 tvN, JTBC가 1군이라면 지상파 계열 채널과 채널A, tvN·JTBC 산하 채널 등은 2군으로 분류된다. 이들 2군 채널이 1군 못지않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하는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반란’의 시작은 지난해 MBC에브리원과 채널A였다. MBC에브리원은 지난해 7월부터 방송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하 ‘어서와’)’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어서와’는 해외로 나가던 기존 여행예능과 달리 ‘외국인들의 첫 국내 여행’이라는 역발상으로 MBC에브리원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인 4.80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제30회 한국PD대상에서 TV부문 예능작품상도 받았다. MBC에브리원은 대표 상품이 된 ‘어서와’ 시즌2를 준비 중이다. ‘주간아이돌’ ‘비디오스타’ ‘시골경찰’ 등의 기존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개편해 다음달부터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채널A가 지난해 9월부터 방영 중인 ‘도시어부’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덕화·이경규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 어려운 래퍼 마이크로닷의 예상 밖 조합에다 야외 예능이 보여주는 날것의 맛으로 이달 15일 시청률을 4.843%까지 끌어올렸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KBS2 대표 예능 ‘해피투게더’(4.283%)를 제쳤다. 또 다른 예능 ‘하트시그널’도 인기에 힘입어 16일부터 시즌2를 방송 중이다. 자신감을 얻은 채널A는 전기차를 타고 뮤지션들이 별을 보러 가는 음악예능 ‘우주를 줄게’, 영화 토크쇼 ‘천만홀릭, 커밍쑨’을 올해 주력 신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리브는 지난 1월 첫선을 보인 ‘토크몬’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강호동, 이수근, 김희선 등 ‘섬총사’ 멤버들에 가수 선미, 걸그룹 모모랜드의 주이, 그룹 아이콘, 레드벨벳의 웬디와 슬기 등을 잇달아 게스트로 초대해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태광그룹 티캐스트 계열의 채널 패션엔은 2009년 개국해 ‘팔로우미’ ‘화장대를 부탁해’ 등의 간판 프로그램을 통해 패션과 뷰티 정보를 소개하는 채널로 입지를 다졌다. 특히 ‘팔로우미’는 시즌9까지 제작해 방영할 정도로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다. 패션엔은 지난해 자체 제작 콘텐츠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 100억원대의 투자를 받아 ‘화장대를 부탁해3’ ‘마이 프라이빗 TV’ ‘마마랜드’ 등의 새 프로그램을 내놨다.
마이너 채널들의 이 같은 흥행은 참신한 기획과 도전, 메이저 채널에서 내공을 쌓아온 PD들의 역량이 합쳐진 결과다. 케이블 채널의 한 관계자는 “한 프로그램이 끝나면 바로 다음 프로그램 제작에 들어가야 하는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새로운 소재와 형식을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는 게 마이너 채널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JTBC가 패션 잡지 엘르, 코스모폴리탄 출신 전문인력을 대거 동원하고 트렌드에 강한 PD를 다수 영입해 다음달 21일 새 채널 JTBC4를 개국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JTBC4는 첫 예능프로그램으로 슈퍼주니어의 은혁과 하이라이트의 이기광이 새로운 춤을 만들어가는 ‘더 댄서’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수경 한경텐아시아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