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3연임' 성공…찬성 84.6%·반대 15%

입력 2018-03-23 12:03
수정 2018-03-23 13:38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3일 서울 중구 소재 KEB하나은행 명동 본점 4층 대강당에서 비공개로 주주총회를 열고 김 회장의 3연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총 참석자에 따르면 전체 주식수 2억3356만6798표 (참석률 78.9%) 가운데 84.6%(1억9751만3008표)가 찬성했다. 반대는 15%, 기권은 0.5%였다.

이로써 김정태 회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로 늘어났다. 총 9년 동안 하나금융지주를 이끌게 된 것이다.

하나은행의 창립멤버인 김 회장은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 하나은행장 등을 지내고 지난 2012년 하나금융 회장에 오른 뒤 2015년 한 차례 연임한 바 있다.

주총에서는 김홍진, 백태승, 양동훈, 허윤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도 통과됐다. 박시환 인하대 교수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되면서 사외이사 후보에서 물러난 바 있다.

앞서 금융권 안팎에선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 베스트·좋은기업지배연구소가 김 회장의 연임을 반대했지만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김 회장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현재 하나금융은 블랙록 펀드, 캐피털그룹 등과 같은 외국계 회사들이 75%에 육박하는 지분을 갖고 있어 ISS의 의견을 참고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나금융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노동조합)가 ISS에 반대 의견을 표시해달라는 의견서를 보냈음에도 찬성 권고가 나온 것이다.

ISS는 김 회장의 연임을 찬성한 배경으로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점을 꼽았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2조원 시대를 열었다. 사상최대 실적을 거둔 덕에 배당도 확대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말 배당금을 주당 1250원으로 산정했다. 중간배당(300원)을 포함한 연간 배당금은 1550원으로 전년에 비해 50%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하나금융 노동조합이 극렬한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는 점은 김 회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금융 노조는 이날 주총장 앞에서 김정태 회장의 연임 반대 피켓시위를 벌이며 "김 회장의 연임안이 통과하면 하나금융지주가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이 은행법 위반(최순실 특혜대출 관련)과 김영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미 검찰에 고발당한 상황에서, 사안의 진전에 따라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끝까지 완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김정태 회장은 금융감독원 조사와 검찰 수사에 대응하느라 제대로 경영에 전념할 수도 없을 것"이라며 "여기에 각종 비리 의혹이 범죄 사실로 확정되어 물러나게 된다면 갑작스런 경영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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