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경질하고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대사를 내정한 것과 관련, 미국 측과 긴밀한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볼턴 전 국무차관의 NSC 보좌관 내정 소식을 들었고, 새 길이 열리면 그 길로 가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볼턴 내정자는 국무차관을 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굉장히 많은 지식을 갖고 있고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보좌관으로 알기에 새 내정자와 같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안보수장을 전격 교체하면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라 트럼프 대통령 의지가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잘 맞는 신뢰할 만한 분과 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볼턴 내정자가 대북 강경론자라는 지적에는 “이전의 것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며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의지를 갖고 끌고 가는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등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연인으로서 의지가 아니라 전체 미국 정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생각으로 이 문제를 풀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며 “안보보좌관으로서 당연히 대통령과 뜻을 맞춰 가야 하기에 저희는 거기에 충실히 협력·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턴 내정자에 대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반응을 묻자 이 관계자는 “나쁘지 않다”고 답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