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국인들은 외국 브랜드라면 사족을 못 썼다. 유명 외국 브랜드 명품 매장 앞은 중국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하지만 경제력이 커지고 국가적인 자부심이 높아지면서 중국 젊은 소비층은 더 이상 외국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이 중국, 인도, 멕시코, 러시아,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 소비자 1만4000명을 상대로 대면조사한 결과 18~29세 중국 소비자의 90% 이상이 향후 6개월에서 1년 내에 중국 브랜드 가전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답했다. 또 중국 스포츠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밝힌 18~65세 소비자 비율은 2010년 15%에서 지난해 19%로 상승했다.
찰리 천 크레디트스위스 중국 소비자 연구 책임자는 “중국 젊은층은 이제 외국 브랜드라고 해서 중국 제품보다 더 낫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이번 조사는 중국 젊은 소비자들이 갈수록 중국 브랜드를 선택하는 데 대한 자신감과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맥킨지가 작년 말 내놓은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 보고서’에도 중국 젊은층의 소비 성향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17개 소비재 품목을 대상으로 중국 브랜드와 외국 브랜드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해외 브랜드 선호 비중이 높았던 제품은 와인과 분유에 불과했다. 개인용 디지털 제품의 경우 중국 내수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63%에서 작년 43%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중국 정부도 공자학원 등과 같은 기관을 통해 중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있어 중국 소비자의 국산 브랜드 선호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