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 "남북정상회담, 의제 제한 없이 진행될 것"

입력 2018-03-22 09:00
수정 2018-03-22 10:01
22일 한국경제신문 밀레니엄포럼 기조연설

"남북경협 문제는 대북제재 풀려야 논의 가능
북한 김정은, 충분한 협상력 갖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의제 제한 없이 폭넓은 범위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22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주최한 밀레니엄포럼에서 ‘문재인의 한반도 정책’이란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남북관계발전 등 다양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일각에서 ‘너무 속도가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불쑥 나온 합의는 아니며 나름대로 준비를 해 왔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어제 청와대에서 밝혔듯 우리 측에서 오는 29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며 “이번 고위급 회담에선 남북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날짜를 비롯한 각종 세부 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비핵화가 의제로 오를지 여부에 대해 “지난 1월 9일 남북고위급회담 때 비핵화와 관련해 언급했는데 북측에서 끝까지 우리 측 이야기를 경청해서 깜짝 놀랐다”며 “예전 같으면 그런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거나 중간에서 대화를 중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회담 장소로서 판문점이 갖는 상징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조 장관은 “원래 북측에선 문 대통령은 평양으로 초청했지만, 우리 측에서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을 장소로 추천하고, 북측이 이를 받아들였다”며 “판문점이 남북간 군사적 대치의 상징인 만큼 그 곳에서 평화를 위한 회담을 한다면 굉장히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측 최고지도자로선 남측에 처음 방문하는 것인 만큼 꽤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노동장위원장에 대해선 “충분한 협상력을 갖고 있으며, 중대한 문제를 잘 풀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지난 2월 초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 대해서도 “김여정 부부장이 한 편으로는 거만하고 도도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사람을 매우 편안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며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남북경제협력 문제에 대해선 “아직 논의하기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북 제재가 좀 풀리고, 북한 문제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 때 그 쪽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엔 외교와 안보 부문에 초점을 맞췄고,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도 관련 부처로만 간소하게 꾸렸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