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버팀목' 이채욱, 27일 주총서 '마지막 인사'

입력 2018-03-21 19:47
수정 2018-03-26 17:31
삼성 샐러리맨 출신 성공신화

인천공항 도약 이끈 입지전적인 인물
이재현 회장 수감 뒤 'CJ 소방수'로
총수 부재 위기 딛고 CJ그룹 키워

건강 악화로 등기이사직 물러나
부회장은 유지…조력자 역할할 듯


[ 김보라 기자 ] CJ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이채욱 CJ그룹 부회장(72·사진)이 마지막으로 주주들 앞에 선다. 이 부회장은 오는 27일 CJ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 5년간 수행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며 주주들 앞에 서기로 했다. 건강 악화로 경영은 물론 일상생활조차 힘든 상태지만 이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명예롭게 경영활동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4년부터 이사회 의장으로서 정기주총 때마다 주주들에게 그룹의 경영 전략 등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금은 해외에서 요양 중이지만 주총을 위해 주말께 잠시 귀국할 예정이다.

◆이재현 회장의 멘토이자 CJ의 버팀목

이 부회장은 샐러리맨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성공신화를 쓴 인물이다. 경북 상주 출신인 이 부회장은 법조인을 꿈꾸다 생계를 위해 취업을 택했다. 197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삼성GE의료기기 대표, GE코리아 회장 등 글로벌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8년부터 4년4개월간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냈다. 이 기간 그는 연간 200회 넘는 해외 출장을 다니며 인천공항을 세계 최고 공항으로 키워냈다. 한국인 최초로 유엔자문기구 국제공항협의회(ACI) 세계총회 이사를 맡기도 했다.

그의 글로벌 경영능력을 눈여겨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3년 4월 그를 CJ대한통운 대표로 영입했다. 이 부회장은 CJ대한통운을 세계 톱5 물류기업으로 도약시키고 그룹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꼽혔다. CJ그룹이 오너 일가 외에 전문경영인을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글로벌 전략 밑그림

이 회장이 2013년 8월 구속 수감된 이후 이 부회장은 CJ의 소방수로 나섰다. CJ대한통운에서 CJ지주회사로 자리를 옮긴 뒤 손경식 CJ그룹 회장,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비상경영위원회 일원으로 그룹 경영을 이끌었다.

이 부회장은 ‘총수 부재’라는 그룹의 최대 위기에서도 회사를 이끌어가는 핵심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을 대신해 대외 활동도 책임졌다. CJ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 감각을 기반으로 계열사가 그룹의 비전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며 “회사의 비전 선포, 대외 활동 등을 총괄했다”고 말했다. CJ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외형 성장뿐 아니라 조직 전체에 윤리경영 등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식한 것을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로 평가한다.

◆총수 복귀 후 ‘명예로운 퇴장’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은 이 회장이 ‘사업 보국’과 ‘인재 제일’을 외쳐온 것과 닮아 있다. 이 부회장은 CJ 합류 전부터 “성장과 성과를 내는 기업, 인재를 모으고 기르는 기업이 돼야 하고, 윤리경영으로 신뢰를 쌓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건강 악화로 퇴진설이 이어졌다. 폐가 좋지 않은 그는 여러 차례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 회장을 비롯한 CJ그룹 경영진이 그의 사퇴를 만류했다. CJ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5월 이 회장이 공식 복귀한 뒤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도 이 부회장의 공로를 예우하기로 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지만 부회장 직함을 계속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이 부회장을 대신해 앞으로 CJ그룹의 대외 활동은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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