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특성 살린 경영시스템 구축
전략적 투자자 유치…3년내 상장
[ 전예진 기자 ]
SK케미칼은 지난달 두 가지 ‘빅 뉴스’를 발표했다. 글로벌 1위 백신 제조사 사노피파스퇴르에 기술 수출을 성사시켰다는 소식과 함께 백신 사업을 분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SK케미칼의 사업영역은 크게 고기능성 및 바이오 소재를 개발하는 그린케미칼과 의약품 분야인 라이프사이언스로 나뉜다. 라이프사이언스 분야 중 혈액제제 사업은 2015년 SK플라즈마로 분사했고 제약과 백신 두 가지 사업부가 남아있다. 임직원 380명 규모의 백신 사업부가 떨어져나가면 SK케미칼의 헬스케어 사업은 자연스레 세 갈래로 나뉘게 된다.
안재용 SK케미칼 백신사업부문장(사진)은 “다양한 사업이 혼재돼 제약 사업을 분리하라는 시장의 요구가 높았다”며 “백신 사업을 전문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사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백신 사업이 자생력을 갖췄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안 부문장은 홀로서기 이후 자금운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우려에 “분사로 전략적투자자 유치가 가능해지고 기업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은 백신 사업 특성을 살려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안 부문장은 “백신사업부는 임직원 평균 연령이 32세로 젊고 역동적”이라며 “고유한 인력 운용 제도와 보상 제도를 마련하고 업무 혁신을 통해 고성과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SK케미칼은 올해 백신 사업부문 분사를 마무리하고 3년 뒤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안 부문장은 “국내에서 시작해 신흥시장을 공략한 뒤 미국, 유럽시장으로 진출하는 3단계 전략을 가지고 있다”며 “제품 직수출뿐만 아니라 사노피파스퇴르에 기술 수출한 것처럼 선진시장은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노피파스퇴르는 SK케미칼의 세포배양 방식 독감백신 생산기술을 1억5500만달러(약 1656억원)에 사들여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까지 예방할 수 있는 범용 백신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은 의약품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는 신흥시장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안 부문장은 “시장이 크고 기술을 필요로 하는 지역인 중국과 중동, 동남아시아 등에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수년 내 동남아에 독감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을 수출해 백신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했다.
SK케미칼은 세포배양 방식의 독자적인 백신 기술을 바탕으로 백신수탁제조개발(CDMO)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이 지원한 장티푸스백신 등은 SK케미칼이 공정 개발부터 시약 생산까지 담당하고 있다. 안 부문장은 “독자 기술과 공장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러브콜이 많이 온다”며 “‘빅파머’들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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