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브랜드는 '기업 효자'
제품 경쟁력은 기본
신뢰·서비스까지 품어야 넘버원
'20년 왕좌' 귀뚜라미보일러 주목
[ 윤현주 기자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 김종립)은 ‘2018년도 제20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는 KMAC가 1999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브랜드 관리 모델로 대한민국 소비생활을 대표하는 각 산업의 제품 및 서비스 경쟁력을 측정하는 지수다. 올해로 20년째를 맞았다.
올해 K-BPI 조사는 소비재 86개, 내구재 51개, 서비스재 85개로 222개 산업군에 걸쳐 했으며, 스페셜 이슈로 ‘착한브랜드(1위 신한카드 아름人)’에 대한 소비자 조사를 함께 했다.
시장 주도권 가진 브랜드가 강자
오랜 시간 넘버 원 브랜드 지위를 지킨다는 것은 어렵다. 시장에서 주도권(priority)을 지녔다고 해도 넘버 원 브랜드 지위를 지켜내기 위해선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주도권이 왔을 때 잡지 않고 다음 기회로 미룬다면 이미 시장에서의 싸움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즉 리딩(leading)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전쟁은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넘버 원 브랜드가 항시 새겨야 할 교훈은 ‘영원한 1등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원한 1등이 있다면 그것은 1등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올해도 20년 연속 1위를 앞뒀으나 역전으로 신규 1위가 나타난 호텔 부문, 13년 연속 1위를 앞뒀으나 역시 역전으로 신규 1위가 나타난 TV홈쇼핑 부문 등의 조사 결과가 눈에 띄었다.
과연 이들 브랜드의 경쟁력 원천은 무엇일까? 진정한 시장의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장수 브랜드의 경쟁우위를 면밀히 확인하고 나아가 자체 브랜드만의 강점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20년 연속 1위의 귀뚜라미보일러(가정용보일러), 롯데백화점(백화점), 대교 눈높이(초등교육서비스 및 유아교육서비스), 롯데리아(패스트푸드점)와 18년 연속 1위의 서울대학교병원(종합병원), 11년 연속 1위의 롯데면세점(면세점) 등이 넘버 원 브랜드 지위를 공고히 했다.
리스크에 대한 신뢰와 총체적 만족 중요
우리는 기업 브랜드와 개별 브랜드가 가진 장단점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배워 왔다.
1990년대 중후반 글로벌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현격히 차이가 나서 프리미엄 개별 브랜드를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당당히 국내 넘버 원 브랜드로 거듭나고, 2000년대 초반 역으로 개별 브랜드가 기업의 위상을 당당히 뒷받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기업이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 이상으로 소비자는 열광했고 소비자의 자산인 것 마냥 아낌없이 사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기업은 마케팅 효율화라는 이름으로 기업 브랜드로 브랜드를 통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초심에서 배운 브랜드 개념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최근 최고경영자(CEO) 이슈, 제품 결함, 서비스 실패 등 여러 경영 상의 이슈 등 각종 리스크로 인해 기업 브랜드의 침해가 급격히 늘어나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실물에서의 구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품질과 가격만 충족되는 제품을 원하지 않으며 나아가 제조사와 유통사에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신뢰하는 제조사와 유통사를 이용하는 것은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사용 위험에 따른 보상’을 구매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전자제품, 스마트 기기는 정기적이고 업데이트를 필요로 하고, 충분한 보증 기간과 더불어 신속한 사후서비스(AS)도 필요로 한다. 최종적으로는 처분 가치까지 따지는 것이 바로 소비자들이다. 감성적인 만족을 차치하고서라도 소비자는 품질과 가격만 놓고 따지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리스크에 대한 신뢰와 만족을 주는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신한금융그룹(금융지주그룹), 롯데슈퍼(대형슈퍼마켓), 에스원 SECOM(방범보안서비스), 교촌치킨(브랜드치킨전문점), 신한은행(은행), 신한카드(신용카드/체크카드), 정관장(건강식품), Z:IN window Plus(창호재), 롯데슈퍼(대형 슈퍼마켓), 롯데월드 어드벤처(테마파크), CU(편의점) 등이 나타났다.
이기동 KMAC 본부장은 “브랜드가 지닌 자산 규모와 성격은 비즈니스 출발점을 결정하고 나아가 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부터 기업을 지켜주기 때문에 브랜드 자산이 확고한 다수의 넘버 원 브랜드를 확보해 진정한 시장의 강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K-BPI 어떻게 조사했나… 223개 산업군 대상… 1만2000명 개별면접
올해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는 2017년 10월 중순부터 2018년 1월 중순까지 약 3개월에 걸쳐 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만 60세 미만의 남녀 1만2000명을 대상으로 1 대 1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고, 통계청의 인구주택 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인구 비례에 따라 조사 지역과 대상을 배분했다.
시장점유율, 회원 가입자 수, 판매량 등에 따른 브랜드 선별 없이 해당 산업의 전체 브랜드를 조사 대상으로 삼아 소비재 86개, 내구재 51개, 서비스재 85개, 스페셜 이슈 1개까지 총 223개 산업군을 조사했다.
<2018년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역전·신규·주요 산업별 1~3위 브랜드 조사 결과>
윤현주 기자 hyun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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