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리캡 주관사에 국민銀·미래대우·삼성證 선정
리캡에만 3개월 소요..주가도 급락해 재상승 대기
CI 예산 이미 반영..국제중재 승소해 500억 추가이익 발생
≪이 기사는 03월20일(03: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보유 지분을 활용해 최대 1조2000억원의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 상호 변경 등 상표권 만료에 대한 준비도 마쳐 ING생명을 장기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ING생명의 자본재조정(리캡)을 추진하기로 하고 KB국민은행,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 금융회사 3곳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자본재조정은 투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인수구조를 바꾸는 작업이다. ING생명의 자본재조정 규모는 1조1000억~1조2000억원으로 파악된다. 보유 지분의 약 40%를 담보로 인정받은 수치(LTV)다. 조달한 자금은 배당 형태로 투자자(LP)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투자금과 수익금을 빨리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면 투자기간이 줄어들어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투자성적표인 내부수익률(IRR)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2013년말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400억원에 인수한 MBK는 2016년 자본재조정, 지난해 ING생명 상장(IPO)을 통해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했다. 이번 자본재조정으로 조달하는 1조2000억원은 향후 ING생명 보유지분(59.15%)을 팔아서 벌이들일 돈과 함께 고스란히 MBK의 수익이 된다.
ING생명의 자본재조정이 IB업계의 주목을 받는건 매각시점을 늦출 변수여서다. 실사 기간 등을 고려하면 자본재조정에는 2~3개월이 걸린다. 자본재조정이 마무리되더라도 투자금을 막 회수한 MBK가 곧바로 ING생명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1월말 5만85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4만3000원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주가 상승분이 모두 MBK의 수익이기 때문에 저가에 팔지 않고 주가가 재상승하기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가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경쟁구도 속에 ING생명 매각이 본격화했다고 보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연말 상표권 사용기한이 끝나는데 대한 대비도 마쳤다. ING생명은 내년부터 새로 사용할 상호와 로고, 기업 이미지 통합(CI) 작업에 필요한 예산을 이미 올해 사업계획에 반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약 500억원이 걸린 국제중재에서 이기는 호재도 겹쳤다. MBK는 2016년 ‘자살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금액을 돌려달라’며 네덜란드 ING생명 본사를 홍콩 중재법원에 제소했다. 우리나라 대법원이 생명보험 재해사망특약에 가입한 지 2년이 지난 뒤 자살한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한 후속조치였다. 2013년 MBK가 ING생명을 인수할 때는 자살보험금 미지급을 전제로 인수금액을 계산했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약 500억원의 자살보험금 관련 충당금을 쌓게 됐으니 그만큼을 돌려달라는 취지였다.
올해 홍콩중재법원이 MBK의 손을 들어주면서 500억원의 추가이익이 발생한 셈이 됐다. MBK는 국민연금과 행정공제회 공무원연금 산은캐피털 등 ING생명 전환상환우선주(RCPS) 투자자들에게 투자원리금 일부를 미리 돌려줬다. IB업계 관계자들은 “평균 2~3년인 투자금 회수(엑시트) 기간보다 투자기간이 길지만 기업공개 등으로 이미 투자금을 회수했기 때문에 MBK가 매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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