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학생들 "하일지 사표 수리하면 안돼…파면하라"

입력 2018-03-20 17:21
수정 2018-03-21 07:26

동덕여대 학생들은 ‘미투(나도 피해자) 비하 논란’ 끝에 사직 의사를 밝힌 문예창작과 하일지(본명 임종주) 교수의 사표를 학교가 수리하지 않고 대신 파면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전날(19일) 하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었다. 자신이 저지른 성희롱·성추행을 인정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총학은 입장문을 내고 “하 교수의 사직서 처리 반대와 파면 조치를 요구한다. 학교는 하 교수가 저지른 반인권적 발언들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하며, 피해자와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배포한 하 교수의 2차 가해를 인지해 피해자를 적극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직에서 물러난다는 점에선 같지만 사직과 파면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제출된 사직서를 수리하는 것은 징계가 아닌 탓이다. 의원면직이다. 징계에 따른 처분이 아니므로 퇴직금·사학연금 수령과 재취업 등에 불이익이 없다. 학생들이 최고 수위 중징계인 파면을 요구한 이유다.

소설 〈경마장 가는 길〉 작가로 이름을 알린 하 교수는 지난 14일 강의 도중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성 발언을 하고 김유정의 〈동백꽃〉을 언급하며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다.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 해야겠네”라고 말했다. 이후 제자 성추행 의혹도 추가로 불거졌다.

하지만 그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사과할 일이 아니라며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을 받았다” “대중 앞에 인격살해를 당했다” “문학 교수로서 자존심 깊이 상처를 입었다” 등의 항변을 내놓았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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