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베트남펀드의 인기가 뜨거운 가운데 베트남 증시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트남의 코스피지수에 해당하는 호찌민VN지수가 과거 2007년 고점 수준에 육박해 과열 우려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경제성장 추세에 비춰 중장기 관점에서 베트남에 일부 자산을 투자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호찌민VN지수는 올 들어 16.86%(19일 종가 1159.22) 뛰었다. 올 2월 미국발(發) 국채 금리 쇼크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조정을 받았지만 급격하게 반등을 이뤄낸 덕이다. 양호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기대 등이 증시 투자심리를 뒷받침했다. 베트남 현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기에 VN지수가 1200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양호한 경제 성장 추세가 다양한 수치를 통해 증명되고 있고, 기조적인 달러 약세와 함께 글로벌 자금이 베트남 증시에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중심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경제구조인 베트남의 수출 증가율이 꾸준히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고, 제조업 및 소비지표 모두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은행주의 상승세가 돋보이는 가운데 2월 글로벌 증시 조정기에도 베트남 증시가 선방했다"며 "이는 탄탄한 내수산업 중심의 경제성장 속에 자본시장 수요 확대가 은행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급락으로 인해 직전 최고치(VN지수 2007년 3월 1170.67)가 가까워진 베트남 증시에 대한 일부 걱정이 고개를 든다"면서도 "2007년과 현재는 완전히 다르다"고 잘라말했다.
과거 2007년 국내 투자자들이 베트남 증시 버블을 경험했지만 당시는 국영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버블이 극대화된 시기였다는 분석이다. 대외적으로 금융위기가 맞물리며 성장률이 7%대에서 3.1%까지 급락했던 당시와 현재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승준 연구원은 "경제성장률 오름세가 이어지며 베트남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7%대 성장률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2007년 VN지수의 경우 12개월 후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고 46.1배에 달했지만 현재는 20.1배 수준인 만큼 과거 버블 붕괴의 경험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현 시점에서 물가로 인한 증시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의견도 나왔다.
이창민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증하는 반면 베트남의 2월 소비자물가(CPI)는 정부 목표치인 4%를 하회하는 3.15%를 기록했다"며 "지난해 7월 기준금리 인하의 목적이 소비유도 및 인플레이션 속도 조절이었음에 비춰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더라도 통화정책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초부터 금융주를 중심으로 증시 체질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이창민 연구원은 "그동안 필수소비재 업종이 베트남 증시 시총 1위를 유지했으나 연초 이후 금융업종이 급등, 시총의 29%(2월 말 기준)를 차지하며 1위에 올라섰다"며 "거시경제의 예측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으로 개선된 영업환경은 은행업종에 대한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및 전망치 상향 조정과 더불어 긍정적 투자심리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승준 연구원은 "올해 업종별 순이익이 금융, 필수소비재, 부동산, 산업재 순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구조적 성장 과정에서 소비, 투자 및 정책 관련 대형주가 이끄는 베트남 증시에 대한 중장기 신뢰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베트남펀드는 올해 해외주식형펀드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펀드로 손꼽힌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펀드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도 5860억원(19일 기준)이 유입돼 해외주식형 펀드 유형 중 가장 큰 금액이 들어왔다. 두 달여 만에 지난해(3961억원 순유입)보다도 많은 금액이 몰렸다. 베트남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도 13.36%을 기록해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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