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한미연합훈련 일정 서해 군통신선으로 北에 통보

입력 2018-03-20 11:07
"4월1일 시작, 예년과 유사 규모"
유엔군사령부 "방어적·연례적 연습" 통보



국방부는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한미연합훈련 일정을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통해 북측에 통보했다.

군의 한 소식통은 20일 "오늘 오전 서해 군통신선을 통해 한미연합훈련 일정 등을 북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0일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가동된 이후 한미연합훈련 일정을 이 채널로 통보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국방부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으로 미뤘던 연례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와 독수리(FE) 연습을 다음 달 1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 국방장관은 올림픽 정신에 기초해 일정을 조정했던 2018년 키리졸브를 포함한 연례 연합연습 재개에 동의했다"며 "유엔군사령부는 3월 20일부로 북한군에 연습 일정과 본 연습이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 연습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키리졸브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연습(CPX)이고, 독수리 연습은 병력과 장비 전개를 수반하는 야외 실기동연습(FTX)이다. 한미 군은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 동안 독수리 연습을 하고 다음 달 23일부터 2주간 키리졸브 연습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수리 연습의 경우 지난해 두 달 동안 한 것과 비교하면 기간이 줄었다.

한미 군이 예년에는 3월 초에 시작한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올해는 4월 초에 시작하기로 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월 4일 평창올림픽·패럴림픽 기간에는 한미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독수리 연습과 연계한 한미 해군·해병대의 상륙작전 훈련인 쌍룡훈련은 다음 달 1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다. 한미 군은 쌍룡훈련을 짝수 연도에 대규모로 해왔다.

이번 쌍룡훈련에는 미국의 상륙강습함 와스프함(LHD-1)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 해군기지에 배치된 와스프함은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한다.

한미 군은 올해 키리졸브·독수리 연습 규모를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지만, 강도는 낮출 것으로 보인다. 훈련 기간인 다음 달 말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점을 고려해 '로키'(low-key)로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훈련 기간 미국은 핵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한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만 해도 미국은 독수리 연습 기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70), 핵잠수함 콜럼버스함(SSN-762),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등을 대거 투입했다.

한미 군은 지난해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에서는 전략자산을 투입한 훈련 장면 등을 언론에 공개하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이번 훈련은 언론 공개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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