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금호타이어 노조, 평행선만 달린 85분 회동

입력 2018-03-19 18:23
수정 2018-03-20 05:09
산업은행 "주말까지 계속 대화
해외투자자 유치하려면 노조의 자구합의서 필수"


[ 정지은/임동률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이 19일 금호타이어 노동조합과 만났지만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 회장은 이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노조를 만난 뒤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노조 측과 만나 생산적인 결론을 내기 위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회장과 노조의 대화는 당초 약속한 1시간을 넘어 1시간25분가량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노조 측에 중국 더블스타의 자본 유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고 노조는 해외 자본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우려하는 대목을 전달했다.

이 회장은 “오늘 당장 특별한 결론이 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며 “적대적인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진지하게 얘기했다는 게 큰 소득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관적인 의견일지 모르겠지만 대화 분위기 자체는 굉장히 생산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금호타이어 노사 자구합의서 제출 시한인 오는 30일까지 계속 대화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번 주말까지 집중적으로 진지한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의사를 표시했고 노조도 이 부분에 동의했다”며 “앞으로 최소한 한두 번 더 대화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원한다면 주말까지 여기에서 살 각오도 돼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 자본 유치에 앞서 노조의 자구계획 합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한국에서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업을 인수할 곳은 없다”고 밝혔다. 30일까지 자구합의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일부 금호타이어 직원이 ‘더블스타 반대’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소한 ‘대화의 물꼬’는 트였다는 게 산은과 금호타이어 노조의 공통된 반응이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해외 자본 유치와 관련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양측이 꾸준히 대화할 것”이라며 “형식과 방식에 구애받지 말고 대화하자는 데엔 서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반면 금호타이어 일부 직원은 해외 자본 유치에 찬성 의견을 보탰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사원 대표단은 이날 “다른 대안이 없는 지금 해외 자본 투자 유치를 반대할 수만은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광주=정지은/임동률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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