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케이블카 '대박 행진'
통영·여수 등 연이용 200만명·1500억 경제효과
사천·거제·하동도 뛰어들어… 난립 우려도
전문가 "새 볼거리·즐길거리 있어야 흥행 유지"
[ 김해연 기자 ]
남해안 한려수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해상 케이블카가 전성시대를 맞았다. 한 해 이용객이 100만~200만 명에 달하고, 매출도 200억원을 오르내리는 등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영, 여수 해상케이블카에 이어 지난해 6월 운영을 시작한 부산 송도 해상케이블카도 8개월 만에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지방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효자노릇까지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줄 잇는 해상케이블카 건립
경남 통영의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는 대표적인 해상케이블카 성공 모델이다. 통영시 도남동 하부 역사와 미륵산 정상(해발 461m) 부근 상부 역사 1975m를 연결하는 관광 케이블카로 지난해 이용자가 140만 명에 달했다. 2008년 4월19일 상업운행 시작 후 매년 100만 명 넘는 승객을 태우고 다녔다. 케이블카 운행 이후 2016년까지 통영시는 189억원의 현금을 배당받아 케이블카 건설비용(173억원)을 뽑았다. 지역에 대한 간접 경제효과도 한 해 1300억~1500억원에 달한다는 게 통영관광개발공사의 설명이다.
2014년 말 완공된 여수 해상케이블카가 통영의 대박스토리를 이어받았다. 자산공원부터 돌산공원까지 1.5㎞를 잇는 이 케이블카는 야간 운행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누적 탑승자 650만 명(2월 말 기준)을 돌파했다. 한 해 200억원이 넘는 매출에다 지역경제에 1500억원 안팎의 간접 효과를 불러온다는 게 여수시의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해 6월 개장한 부산 송도 해상케이블카가 해상 케이블카 전성시대를 열어젖혔다. 운행 8개월 만에 올 2월 말까지 113만 명의 관광객이 송도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경제성이 없을 것이란 우려가 높았지만 1년도 채 안 돼 티켓 판매 수입이 2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지자체들도 적극 투자 나서
남해안 지방자치단체들은 ‘해상케이블카 경제학’이 입증됐다며 추가적인 투자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곳은 경남이다. 사천시는 동서동 초양도와 각산을 잇는 연장 2.43㎞ 길이의 바다케이블카를 4월13일 개통한다. 불과 1시간 거리에 통영 케이블카가 있어 탑승객 유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 거제시도 해상케이블카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동부면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전망대까지 1.54㎞ 구간에 설치해 2020년 3월께부터 곤돌라 45대를 운행할 계획이다. 하동군 역시 노량해협이 바라보이는 금남면 금오산 정상에서 청소년수련원 인근으로 이어지는 2.5㎞ 구간에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로 대박을 경험한 통영시는 여섯 개 섬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 해상케이블카 건립사업에 뛰어들었다. 길이만 23.4㎞에 이른다. 4000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2022년 완공한다는 게 통영시의 구상이다.
전남 일대 지자체들도 케이블카 투자에 몰려들고 있다. 목포시는 유달산과 다도해를 지나는 3.23㎞의 목포 해상케이블카를 오는 9월 개통한다.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 경북 포항시 등에서도 해상케이블카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새 볼거리·즐길거리 개발해야
우후죽순 해상케이블카 건립이 추진되면서 과열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슷비슷한 케이블카가 동시에 운행할 경우 차별화가 힘들어지고 결국 수익성을 지속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문제제기다. 해상케이블카가 들어설 통영과 거제, 사천, 하동 등은 1시간 안팎의 거리다. 개통 이후 탑승객 유치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우상 한국국제대 총장(관광경영학 교수)은 “너무 많은 지자체가 해상케이블카 건립에 뛰어들고 있다”며 “경계심을 가져야 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흥행을 이어가려면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게 이 총장의 주문이다.
전국종합/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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