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보도… 백악관은 부인
북한 담판 앞서 친정체제 박차
[ 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무장관에 이어 국가안보보좌관을 교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실무 총책임자들을 바꾸는 조치다. 호흡을 같이할 수 있는 친정 체제를 구축해 북한과의 담판에서 승리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북 대화파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대북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내정한 지 이틀 만이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존 켈리 비서실장에게 “맥매스터 보좌관을 내보내고 싶으니 그 자리를 대신할 인사를 물색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3성 장군 출신인 맥매스터 보좌관에게 굴욕감을 주지 않기 위해 시간을 두고 인사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대북 강경파로 분류돼왔다.
그의 후임으로는 대북 선제타격론자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우선 거론되고 있다. 볼턴 전 대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폭격으로 북핵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후보인 키스 켈로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사무총장은 베트남전 참전 경력이 있는 예비역 중장이다. 만만찮은 대북 강경론자로 알려져 있다.
중장 계급인 맥매스터 보좌관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내보낼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다른 중책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맥매스터 보좌관을 경질하기로 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