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물집 기권'이후 페더러와 재대결 … 스포츠 영웅들의 '아름다운 발'

입력 2018-03-16 12:07
수정 2018-03-16 12:18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상대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남자단식 8강전을 치르고 있다. 정현의 테니스 경기가 중계되면서 그의 발 부상 또한 주목받고 있다.

정현은 지난 1월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 노바크 조코비치 등 세계적 선수들을 꺾고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4강에 올랐다.

하지만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4강전에서 발 부상으로 아쉽게 기권하며 돌풍을 멈춰야했다.

경기 후 정현은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른발 사진을 올려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발바닥은 육안으로만 봐도 한 발짝도 못 디딜정도로 심하게 물집이 잡혔고, 살이 움푹 파일만큼 찢겨져 있다.

정현은 "오늘 저녁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경기 포기 전 많은 생각을 했다"며 "많은 팬들 앞에서, 훌륭한 선수 앞에서 100%를 보여주지 못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기권이라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현은 왼발이 부상을 당해 기권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공개한 사진은 오른발이다. 왼발 상처가 얼마나 심각한지 오른발의 상태로도 알 수 있다.

정현의 만신창이가 된 발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한 치열한 훈련의 흔적들이다. 이는 이미 세계에서 최고가 된 국내 스포츠 스타들의 발과 닮아 있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은 동양인 최초로 독일 슈트르가르트 발레단에 입단, 솔리스트로 선발된 후 수석 발레니나로, 현재는 국립발레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수진의 발은 뒤틀리고 휘어져있다. 아우하고 아름다움을 연기한 발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이 발은 2시간만 자고 19시간 연습하는 등 혹독한 훈련으로 얻은 상처다.

그러나 그런 강수진의 발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이라는 호칭을 얻었다.

한 방송에서 강수진은 자신의 발 사진에 대해 "당시 유럽에 있었기 때문에 내 발 사진이 이렇게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줄 몰랐다. 한 번의 화제로 끝날 줄 알았는데, 그 뒤에 여러 분야의 발들이 등장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 사진은 남편이 찍어준 것이다. 항상 발이 아픈 편인데 (사진을 찍은) 그날은 유독 아파서 식탁 위에 올려놓고 있던 중이었다"라며 "남편이 가만히 있으라고 하며 찍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축구의 별' 박지성(37·은퇴)의 발은 조선희 사진작가를 통해 공개됐다.

평발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과 고된 훈련으로 발톱은 거멓게 죽어있고, 발바닥은 굳은살이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조선희 작가는 "박지성이 어렸을 때 감각을 키우기 위해 맨발로 축구를 했다더라.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박지성의 발을 찍어야 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이 흔적들은 박지성의 노력을 대변한다. 박지성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매일 집과 훈련장만 오가며 노력한 결과 '두 개의 심장을 가진 사나이', '수비형 윙어' 등의 별명을 얻으며 8년간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했다.


역대 최고점수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달성한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의 발도 공개됐다.

짧은 단화 위로 상처로 얼국진 김연아 선수의 발목이 캐나다 방송과 인터뷰를 할 때 살짝 위로 올라간 바지 사이로 드러났다. 그는 빙판 위에서 점프를 연습하기 때문에 항상 발목에 부상을 달고 살았다.

뿐만 아니라 과거 한 방송에서 김연아는 자신의 두꺼워진 오른손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스케이트 끈을 묶느라 손에도 굳은 살이 박힌다. 잘라내도 계속 다시 생긴다"면서 "스케이트 날을 잡던 손이라 오른손이 더 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오른손은 왼손보다 2배가량 더 두껍다.


'빙속 여제' 이상화(29)의 굳은살 박힌 맨발 사진도 화제를 모았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스케이트를 벗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발바닥 전체에 굳은살이 박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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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발목 뒷부분은 빨갛게 까져있으며 물집이 잡혀있다. 맨발로 빙판 위를 걸으며 그 동안 이상화가 빙판에서 보냈을 노력과 시간을 짐작케 한다

이상화는 자신의 발에 대해 "약간 굳은 살은 많지만, 그래도 예쁘게 생겼다"며 "발이 너무 아파서 내가 직접 관리한다. 마사지도 받으러 다닌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했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선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진 한경닷컴 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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