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네이버 FARM] 평창 건배주 '샴페인 막걸리'… 열흘 만에 만든 '술 박사'

입력 2018-03-15 18:32
정석태 농촌진흥청 연구관

"막걸리에 탄산 첨가한 축배주
맥주 같은 '거품 막걸리'도 개발"


[ 강진규 기자 ] 지난 2월9일 강원 평창 용평리조트.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환영 리셉션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붉은 빛깔 ‘샴페인’을 들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참석자들과 건배했다. 오미자 술 ‘오희’가 세계에 소개되는 순간이었다.

오희는 엄밀히 말하면 샴페인이 아니다. 막걸리다. 막걸리에 탄산과 오미자를 더해 샴페인 느낌이 나게 했다. 오미자를 활용해 색과 맛을 낸 것은 경북 문경의 전통주 업체인 문경주조다. 완성된 형태의 오희가 탄생하기 전 탄산을 넣어 막걸리를 샴페인 형태로 만든 사람은 따로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발효 미생물을 연구하는 ‘술 박사’ 정석태 연구관(사진)이다. 전북 전주 농촌진흥청 양조연구실에서 정 연구관을 만나 우리 술 이야기를 들어봤다.

▷샴페인 막걸리를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요.

“지역 축제 때 쓸 축배주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있었어요. 샴페인은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탄산가스를 와인 속에 잡아둬 청량감을 높인 와인입니다. 막걸리도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탄산가스를 잡아두면 샴페인 같은 막걸리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011년 원천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시제품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걸렸습니까.

“열흘쯤 걸린 것 같아요. 이틀 동안 머리를 굴리고 8일 동안 직접 술을 만들어서 테스트했습니다. 사실 적용된 화학식은 고등학교 화학시간에 다 배우는 내용입니다. 탄산을 만들기 위해선 당분이 필요해요. 포도당 100g을 분해하면 알코올과 49g의 이산화탄소가 나오죠. 이산화탄소가 바로 탄산입니다. 49g의 이산화탄소 부피는 24.9L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온도가 올라가면 기체의 부피가 커집니다. 잘못하면 병이 폭발할 수도 있죠. 하지만 이상 기체 상태 방정식에 따라 계산해 보니 문제가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탄산 막걸리는 어디에서 판매되고 있나요.

“문경주조의 오희가 대표 제품입니다. 오미자를 첨가한 고급 술입니다. 울산양조장과 신탄진주조는 일반 막걸리 가격으로 준비 중입니다. 울산양조장은 탄산 막걸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거품막걸리를 내놓을 예정이에요. 맥주처럼 거품이 올라오는 막걸리입니다.”

전주=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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