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넥슨] "올해는 월드컵의 해… 'FIFA 온라인 4'로 흥행몰이 나설 것"

입력 2018-03-15 16:19
수정 2018-03-15 16:21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

작년 사상 최대 실적 배경은

PC 온라인게임 인기 여전
오버히트 등 모바일게임도 성장세
픽셀베리 인수 시너지도 기대

향후 전략은

팀 대전 '배틀라이트' 등 출시하고
라이브 개발·운영 역량 강화 지속
10년 이상 즐길 수 있는 게임 만들 것


[ 유하늘 기자 ]
넥슨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가뿐히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던전앤파이터 등 주력 PC 온라인 게임이 국내외에서 굳건한 매출을 기록한 데다 그간 취약점으로 지적받던 모바일 게임에서도 잇달아 성과를 낸 덕분이다. 지난해 말 출시한 모바일 게임 ‘오버히트’ ‘AxE(액스)’ ‘다크어벤저3’ 등이 앱(응용프로그램) 장터 매출 상위권을 휩쓸었고, 올초 출시한 ‘야생의 땅: 듀랑고’도 신선한 게임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넥슨은 올해 해외 모바일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면서 성장 가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014년부터 넥슨 일본법인을 이끌고 있는 오웬 마호니 대표는 판교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에서 검증받은 모바일 타이틀과 지난해 인수한 픽셀베리의 역량 등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꾸준히 발전해온 넥슨만의 탄탄한 DNA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넥슨이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넥슨의 강점은 탁월한 수준의 라이브 개발(게임 출시 이후 후속 콘텐츠 개발 작업) 및 운영 역량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던전앤파이터는 2008년 중국 시장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현지 이용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출시 15주년을 맞은 메이플스토리도 세계 110여 개국에서 약 1억8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장기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배급사로서 ‘FIFA 온라인 3’ ‘히트’ 등의 게임을 흥행시킨 것에도 이 같은 역량이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넥슨은 경쟁사보다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이 낮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넥슨은 PC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균형 있는 성장을 추구해 왔습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PC 온라인 게임 시장이 그 규모와 가치 측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넥슨은 최근 3년간 PC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모두 평균 10% 초반대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바일 시장의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역시 갖추고 있습니다. 한 축으로는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등 간판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신작을 출시하고 다른 한 축으로는 오버히트 등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을 해외 시장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는 어떤 전략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넥슨의 간판 PC 온라인 게임인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의 라이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스테디셀러 게임들은 방대한 이용자 풀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의 충성도 역시 높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랜 기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나갈 계획입니다. 더불어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개발, 출시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입니다. 올해는 월드컵 시즌 전에 국내에 ‘FIFA 온라인 4’를 출시하고, 팀 대전 게임(MOBA) ‘배틀라이트’와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스텔리아’ 등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이 게임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저는 펍지를 매우 존경합니다. 총싸움 게임에서 배틀로얄이라는 새로운 세부 장르를 개척해냈기 때문입니다. 다소 단순하다고 느낄 수 있는 배틀로얄 장르의 재미와 몰입도를 높은 수준의 자유도와 디테일을 통해 극대화한 것이 성공 포인트라고 봅니다. 게임업계는 이 같은 개척자를 더 많이 필요로 합니다. 물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것은 회사나 개발자 입장에서 심리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게임 개발자들도 사람이기에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우리는 이런 시도에 박수를 쳐야 합니다.”

▶지난해 말 캐주얼 게임업체 픽셀베리스튜디오를 인수해 화제가 됐습니다.

“픽셀베리스튜디오는 게임과 소설의 경계에 있는 ‘대화형 스토리텔링’ 게임 장르를 개척한 뛰어난 독창성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대부분 게임은 남성 이용자들이 주류인 데 반해 픽셀베리의 대표작인 ‘초이스’는 여성 게이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이용자 기반을 넓히기에 매우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으로 초이스를 아시아 지역에도 출시할 계획인데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선보인 ‘듀랑고’도 독특한 게임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추구하고 새로운 영역에 대해 과감하게 도전하는 자세가 넥슨의 견실한 성장에 밑거름이 돼 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같은 시도들이 모두 재무적으로 큰 성과를 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축적된 경험이 또 다른 시도에 영감을 주고, 나아가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용자들에게 한 달이나 1년을 하고 끝내는 게임이 아니라 10년 이상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넥슨의 목표입니다. 지난해 투자한 기술 플랫폼 업체 플레이퓨전이 이러한 도전의 좋은 사례이고, 듀랑고와 픽셀베리 또한 라인업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올해 목표는 무엇입니까.

“넥슨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왔지만 현실에 안주해 도태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합니다. 넥슨이 강점을 지닌 라이브 개발 및 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신작을 출시하고 투자를 지속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습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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