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도매 및 소매업, 음식 및 숙박업, 사업시설관리업의 일자리 수가 전년 2월에 비해 14만5000개 감소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왔다. 취업자 수를 보면 도매·소매업에서 9만2000명, 사업시설관리업에서 3만1000명, 음식·숙박업에서 2만2000명이 줄었다. 이들 업종은 총지출에서 인건비 비중이 높고 취약계층이 많은 분야다. 교육서비스업(5만4000명 감소)을 포함하면 일자리가 20만 개 가까이 줄었다. 최저임금 급속 인상이 결정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서민층 일자리 쇼크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 쇼크는 급속히 증가 폭이 둔화된 전체 취업자 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월 취업자 수는 2608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에 따라 매달 전년 대비 취업자 수가 20만~30만 명씩 증가하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아래로 떨어진 수치다. 실업자 수(126만5000명)도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00만 명을 웃돌았다. 전체 실업률(4.6%) 및 15~29세 청년층 실업률(9.8%) 지표가 다소 개선됐지만, 국가직 공무원 시험이 늦춰져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정부는 취업자 증가 폭 둔화와 취약계층 일자리 급감의 원인에 대해 분명한 분석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파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건설·농림·어업의 고용이 둔화됐고, 비교 대상인 지난해 2월 취업자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는 정도의 설명이 전부다. 그러면서도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앞으로 고용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한다. 올해 예산이 집행된 지 3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나서려는 배경이다. 문제의 근원에 대한 분석과 설명은 생략한 채 돈부터 풀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등의 고용 감소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저숙련 일자리 축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저숙련 근로자가 대부분인 임시직과 일용직 취업자가 각각 18만2000명과 8만5000명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용 쇼크가 방향 설정과 속도 조절에 실패한 정책 탓이라면 일자리 추경은 세금 낭비에 그칠 수 있다. 정부는 고용 쇼크의 원인을 밝히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