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슈라이버 지음/이덕임 옮김/스노우폭스북스
"당신은 술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이 책은 한 번도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독일에서 출간 당시 많은 언론은'자전적이면서도 각 개인이 숨겨 놨던 술에 대한 내밀한 문제를 통찰한 책'이라고 평가했다. 자기 성찰을 통해 핑계와 무지에서 자기 파멸과 인생을 낭비하는 개인으로 연결시키는 문장의 흐름은 고요하면서 강렬하다.
2014년 출간 이후 국내 출간이 이뤄진 현 시점까지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 중인 이 책은 우리의 잃어버린 시간을 생각나게 한다. 그것은 말 그대로 잃어버린 시간, 술로부터 사라진 우리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 다니엘 슈라이버는 1995년 독일의 베를린과 뉴욕에서 문학, 슬라브, 연극, 공연을 전공했다. 6년간 뉴욕에서 거주하며 수전 손택의 대표 전기인 <수전손택: 성령과매력(Susan Sontag. Geist und Glamour)>(2006)을 출간했다. 2009년 베를린으로 돌아온 후 정치 잡지인 'Cicero'의 편집장으로 문화부를 이끌었다.
2014년 8월에 발표한 <어느 애주가의 고백(Nuchtern)>은 2014년부터 국내 출간이 이뤄지는 현재까지 독일 아마존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 올랐다. 이후 <집(Zuhause)>(2017), <당신에게 속한 것(Was zu dir gehort)>(2018)을 연이어 출간했다.
거창하게 부풀리거나 과장하지 않아도 저자의 솔직한 경험은 낯설지 않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일련의 사례와 연구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반드시 해야 할 질문을 던지게 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실 이유는 언제나 충분하다. 성인이 되고 술을 마시면서 그제야 진정한 어른이 돼 가는 거라 생각해 왔다. 술을 조금 줄여야겠다고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술 마실 이유와 상황은 점점 늘어 갈 뿐 여간해서는 술은 줄지 않는다.
저자는 술이 어떻게 사람의 찬란한 젊음의 시간을 빼앗아 가는지 통찰한다. 저자는 "술은 열정과 도전들로 꽉 채워져야 할 인생의 골든타임을 소멸시킨다"고 속삭였다.
가장 오래된 실험에 근거하면 술을 마시는 사람의 수명은 평균보다 17년 짧다고 한다. 알 수 없는 심각한 고독에 휩싸여 앞으로 계속될 날이 기대되지 않게 만드는 일도 술이 낳은 열매다.
자책과 자기 연민, 자기기만과 고통, 후회스러운 삶이라는 열매의 뿌리에 술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술과 함께 행복한 삶을 이어 갈 수 있을까. 나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저자는 독자와 함께 수많은 질문들의 해답을 찾아 나선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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