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시 호황과 함께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최고경영자(CEO)의 연임 소식과 함께 주주에게 돌려주는 배당금 증가로 이어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1번째 연임을 확정, 증권업계 현역 CEO 중 최장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 유 사장을 CEO 최종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고, 초대형 IB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 인가를 받는 등의 성과를 거둔 점을 인정받아 유 사장은 1년 더 회사를 이끌게 됐다. 2007년 당시 47세로 한국투자증권 사장을 맡아 최연소 증권사 CEO 기록을 세운 유 사장은 매년 연임에 성공하며 최장수 CEO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21.9% 증가한 5253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을 달성했다.
유 사장과 함께 장수 CEO로 손꼽히는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도 5번째 연임을 달성했다. 2008년 6월부터 교보증권의 수장을 맡은 김 대표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순이익이 17.7% 늘어난 733억원을 기록, 목표치를 웃돈 성적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도 세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2012년 2년 임기의 대표에 처음 선임된 뒤 대신증권을 안정적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신증권은 전년보다 56.6% 늘어난 115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도 2016년 3월 취임한 후 실적 성장에 기여한 바를 인정 받아 1년 더 회사를 맡게 됐다. 하나금융투자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68.8% 성장한 1462억원으로 뛰었다.
각 증권사들은 이달 중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CEO 연임을 확정할 계획이다.
증권사들의 배당금 규모도 급증했다. 교보·대신·메리츠종금·미래에셋대우·부국·삼성·이베스트·키움·하나금융투자·한국·한양·현대차·NH 등 증권사 13곳의 배당금 총액은 1조35억원으로 전년 대비 76.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당금 총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91.5% 증가한 2302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1506억원)·하나금융투자(1505억원)·메리츠종금증권(1287억원), 미래에셋대우(124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13곳 중 배당금이 줄어든 증권사는 이베스트투자증권 뿐이었다. 전년 대비 6.7% 감소한 172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부국·한양·현대차 투자증권은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배당을 실시한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증시 호황과 함께 수수료 수익, 자기매매이익 등이 급증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증권사 55곳의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연간 당기순이익이 2007년 이후 10년 만의 최대치로 나타났다. 55개사의 총 순이익은 79.6% 급증한 3조8322억원에 달했다.
금감원 측은 "지난해 증권사 당기순이익이 지속적인 증시 호황에 따른 수탁수수료 및 파생결합증권 조기상환 증가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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