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약정해지 위약금 확 낮춘 SKT… 속도제한 없는 무제한 데이터 LGU +

입력 2018-03-12 16:17
치열해진 통신사 요금제 경쟁

SKT, 무약정 고객에도 포인트

월 6만5890원 2년 약정 위약금
23개월차 해지땐 15만원→ 2만원

LG유플러스, 데이터 나눠쓰기 혜택

가족 횟수제한 없고 친구 月 4회까지
데이터 속도·용량제한 답답함 해소


[ 이정호 기자 ]
국내 통신사들의 요금·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데이터 전송 속도와 기본 제공량 제한을 푼 무한 요금제를 출시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SK텔레콤이 가입자의 선택약정 위약금 부담을 크게 낮추는 방향으로 기존 약정 제도를 손질했다.

SK텔레콤은 약정 제도 개선을 시작으로 요금제 및 해외로밍 서비스 개편안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KT도 두 회사를 뒤따라 약정제와 요금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요금·서비스 경쟁이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기 위한 통신사들의 선제 대응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약정 위약금 부담 확 낮춘 SKT

SK텔레콤은 지난 5일 국내 통신 3사 중 처음으로 무약정 고객에게도 요금이나 단말대금 납부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선택약정 해지 시 물어야 하는 할인반환금(위약금) 부담을 크게 낮추는 등 기존 약정 제도를 손질했다.

우선 SK텔레콤은 약정을 맺지 않은 가입자에게도 요금제에 따라 월 3000~9000점의 포인트를 지급한다. 적립된 포인트는 요금 또는 단말 할부원금(최대 5만원) 납부에 사용할 수 있다. 포인트 유효기간은 적립 후 36개월이다.

선택약정 위약금 구조도 개편했다. 그동안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한 가입자는 약정 만료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누적 할인액이 증가해 위약금 부담이 컸다. SK텔레콤은 약정 기간 절반을 채운 시점부터 위약금이 대폭 감소하도록 위약금 구조를 재설계해 약정 만료 시점엔 위약금이 0원에 가깝도록 했다. 예컨대 ‘밴드 데이터퍼펙트’(월 6만5890원) 요금제로 24개월 선택약정을 맺은 가입자가 23개월차에 해지하면 기존엔 15만1800원의 위약금이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2만1083원으로 낮아진다.

이번 약정제도 개편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고객 가치 혁신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 사장은 당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않았는데도 일부 발생하는 이른바 ‘낙전 수입’은 과감히 걷어내 고객에게 돌려줄 것”이라며 “3월부터 약정, 요금제, 로밍 서비스 등을 손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짜’ 무한요금제 내놓은 LGU+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3일 국내 처음으로 속도 등의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요금제를 이용하면 월정액 8만8000원에 별도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나 속도 제한 없이 LTE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통신업계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서 하루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모두 쓰면 이후 속도를 초당 최고 3메가비트(Mbps) 안팎으로 제한해 왔다.

데이터 나눠 쓰기 혜택 역시 월 최대 40GB까지 대폭 강화했다. 기존 데이터 주고받기 조건이던 ‘본인 잔여량 500MB 이상일 때’ ‘기본 제공량의 50%까지만’ 등의 제한도 없앴다. 가족 간에는 횟수 제한이 없고 친구, 지인 등 일반 가입자에겐 월 4회까지 전달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새 요금제로 인한 데이터 사용량 급증에도 대비했다. 내부 시뮬레이션을 통해 LTE 데이터양 증가를 예측, 파악하고 이번 요금제 출시로 사용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선투자했다. LG유플러스는 새 요금제가 데이터 속도, 용량 제한으로 답답함을 느끼던 이용자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사 ‘데이터 스페셜’ 요금제 가입자 네 명 중 한 명은 하루 제공 데이터를 모두 쓰면서 속도 제한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현식 LG유플러스 PS부문장(부사장)은 “많은 가입자가 새 요금제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수준에서 가격을 설정했다”며 “선택약정 할인율이 올라가면서 요금제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고객층을 명확히 하고 이용자 불편을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 경쟁 통한 요금 인하가 바람직”

통신사들의 이 같은 요금·서비스 개편에는 올해 예정된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통신비 절감 대책으로 추진하는 보편요금제는 음성 200분,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혜택을 월 2만원 요금에 주겠다는 게 골자다. 정부는 올 상반기 보편요금제 시행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통신 3사는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과 수익성 악화 가능성을 제기하며 보편요금제 도입에 반대해 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편요금제는 정부가 민간 서비스의 요금설계권을 갖겠다는 내용의 무리한 정책”이라며 “업계 자율의 요금 경쟁으로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낮춰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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