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엥글 사장 합의
[ 정지은/장창민 기자 ] 산업은행이 다음주 한국GM 실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산은은 9일 배리 엥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이동걸 회장이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만나 다음주 실사 착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실사에 관한 의견차가 상당히 좁혀져 다음주 실사에 들어가기로 했다”며 “이견이 있는 부분은 추후 협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이번 실사에서 한국GM의 이전가격과 고금리, 본사 관리비, 기술사용료, 인건비 등 5대 원가 요인을 집중 검증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산은과 GM 측은 실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고 약속하는 확약서의 내용을 두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약서에 산은이 원하는 자료 목록을 적시하고 이런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지원 협상이 결렬되면 GM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명시하려 했으나 GM 측이 일부 자료의 제출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사를 위한 실무협의 과정에서 (GM 측이) 굉장히 민감한 자료를 아직 제출하지 않고 있어 실무진 간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구체적인 자료 목록을 요구하고 그 부분을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로선 만족할 만한 실사가 돼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GM은 앞서 27억달러(약 2조9000억원)의 대여금을 출자전환하고 한국GM에 2개 차종의 신차를 배정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산은에 공문으로 보냈다. 공문엔 10년간 28억달러(약 3조원)를 한국GM에 투자한다는 당초 계획도 담았다.
당초 GM은 한국 정부와 산은에 한국GM의 기존 대여금을 출자전환하는 대신 산은도 보유 지분(17.02%)만큼 증자(약 5000억원)에 참여하고 대출도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GM이 신규 자금(뉴머니) 투입 없이 부실채권(올드머니)을 털어내고 산은만 새로 돈을 넣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GM은 기존 대여금을 전액 출자전환하고 산은과 함께 향후 28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지분 비율대로 분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지은/장창민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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