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반응 '온도차'
바른미래 "섣부른 낙관 경계"
평화당 "비핵화·평화정착 계기"
[ 배정철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하고 핵·미사일 동결을 제시한 것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북한 스스로 비핵화와 대화만이 살 길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는 것”이라고 환영했지만, 자유한국당은 “북한은 궁지에 몰릴 때마다 그런 쇼를 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 파견으로 남북관계의 물꼬가 트이고 있다”며 “미국 역시 한반도 문제를 높은 순위의 외교 의제로 삼아 북·미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야당은 “핵 폐기 없는 위장평화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공약개발단 출범식에 참석해 “(워싱턴) 발표문을 보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2005년에 김정일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한 일이 있었다”며 “언제나 저들은 궁지에 몰릴 때는 그런 식으로 안보 쇼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발표에도 핵 폐기라는 말은 단 한마디도 없다”며 “위장평화가 지속된다고 해도 5000만 국민은 김정은의 핵 인질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북·미 대화는 환영하면서도 낙관론을 경계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유승민 공동대표는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나 얘기했는데도 비핵화에 확실한 진전이 없으면 상황은 비관적인 쪽으로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처럼 맞이한 대화의 분위기가 움터 한반도에 비핵화와 평화가 정착되길 바란다”며 여당과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사에 커다란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